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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Using Passive Voice (수동태를 쓸까 말까)

입력
2016.04.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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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사전을 훑어보면 절반 이상이 명사 혹은 명사에서 파생한 것들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영어는 정적인 언어(static language)라고 한다. 물론 이것은 여타의 서양어와 비교한 말이고 우리말이나 일본어 등과 비교하면 그래도 영어가 더 동적(dynamic)이다. New Mexico, Arizona, Utah 등에 살던 미국 원주민 Navaho 족의 언어에서는 거의 모든 단어가 동사이고 그 기본 단어가 go라고 한다.

반면 영어는 기본 동사가 be동사라는 것만 봐도 ‘정지, 상태’를 말하는 정적인 언어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미국의 학교에서는 ‘수동태를 가급적 피하라’고 가르친다. 수동태는 약해 보이고 피동적이며 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좀 더 강력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능동태(active)를 쓰라고 배운다. 한국인이 학교에서 ‘be + p.p.’ 같은 등식으로 배우는 것과는 크게 다르고 기계적으로 능동태를 수동태로 바꾸고 수동태를 능동태로 바꾸는 일은 드물다. 작문이나 일상 표현법에서 ‘Avoid passive voice’(수동형을 쓰지 마라)라는 지적을 귀가 따갑도록 듣게 되는 것도 능동형의 메시지가 더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I wired the money to my brother’(동생에게 송금해 주었다)는 문장을 억지로 수동형 ‘The money was wired to my brother by me.’ 문장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인위적으로 바꾼 수동형 문장은 비효율적이고 전달 효과도 적다. 수동태를 사용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굳이 수동태 문장을 써야 한다면 그 형태도 재고해야 한다. ‘Be+p.p’로 요약되는 문장 형식은 이미 200년 전 방식이고 요즘에는 ‘get + 과거분사’ 형태의 수동형이 더 많다. ‘She was arrested at the demonstration’보다는 ‘She got arrested ~’처럼 표현하는 것이 더 역동적이다. 수동형에서 be 동사 대신 come get go have make need see 등이 사용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It comes pre-packaged and ready for use’ 문장에서도 comes pre-packaged의 형태가 be동사보다는 좀 더 사실적이다. ‘The problem went unnoticed’에서도 be동사보다는 go가 더 효과 있게 쓰인 것이다. 수동태 문장 모두가 회피 대상은 아니다. ‘Germany invaded Poland in 1939’ 문장처럼 누구 관점에서 문장을 표현하느냐에 따라 주어와 목적어가 바뀌면서 의미도 다르게 느껴진다. 다만 한국인이 배우는 수동태 능동태 변환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어느 형태의 표현법이 문장에서 쓸모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수동태라고 해서 반드시 be동사가 필수인 것도 아니며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 by가 아예 불필요한 경우도 많다. E. B. White 같은 작가는 수동태를 유달리 많이 썼는데 복합절의 20% 이상이 수동태일 정도로 다수 사용했다. 다만 대부분의 미국 참고서나 학교에서 ‘You don't use passive’처럼 말하는 배경을 참고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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