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주류회사인 무학 최재호 회장의 ‘갑질’을 언론에 폭로하겠다며 억대의 금품을 뜯어내려던 혐의(공갈미수)로 최 회장의 전 운전기사 송모(42)씨를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해 12월 무학의 관리팀장에게 전화해 “몽고식품 사태를 아느냐. 대기업 회장의 갑질 논란에 대해 언론사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며 최 회장의 폭언 등 횡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최 회장의 횡포에 대한 방송이 나가면 무학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합의금을 주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송씨는 무학 특판사업부장과 대표 등에게 전화해 “몽고식품 수행기사는 회사와 1억5,000만원을 받고 합의했다. 돈을 안 주면 경쟁업체에 제보하고 사례금을 받겠다. 무학에서 금전적 보상만 해주면 합의서 쓰고 평생 입 닫겠다”며 1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2014년 4~10월 최 회장의 운전사로 일하다 퇴직한 송씨는 당시 ‘몽고식품 회장 갑질’ 논란으로 대기업 및 사주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이용해 돈을 뜯어내려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결과 최 회장이 송씨에게 “임마”라고 반말을 하거나 쓰레기 분리수거 등 기사 업무 이외의 일을 시켰지만 검찰은 이러한 행위들이 범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무학 측은 송씨의 요구를 거부하고 올해 1월 송씨를 공갈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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