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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시로

입력
2016.04.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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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4월 27일

난징대학살의 일본군 아즈마 시로는 50주년이던 1987년 참회의 일기를 출간했다.
난징대학살의 일본군 아즈마 시로는 50주년이던 1987년 참회의 일기를 출간했다.

아즈마 시로(東史郞, 1912~2006)는 일본제국 육군 제16사단 20연대 소속 사병으로 ‘난징(南京) 대학살’ 경험을 1987년 <아즈마 시로 일기>로 출간했다. 그들, 소위 ‘황군(皇軍)’이 난징에서 자행한 학살ㆍ강간의 기록이다.

난징 대학살은 1937년 7월 루거우차오(盧構橋) 사건을 빌미로 중국을 침략한 일본이 그 해 12월 13일 난징을 점령, 이듬해 2월까지 약 6주간 시민 약 3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베이징과 텐진 등 북부 주요도시를 파죽지세로 짓밟아가던 일본은 상하이에서 국민당군의 저항에 2개월 넘게 고전하며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군이 난징으로 진격하는 동안 중화민국 정부는 임시 수도 충칭(重慶)으로 대피했지만, 군사령관 탕셩즈(唐生 智)는 결사 항전으로 수도를 지키겠다고 호언했다. 다수의 시민들이 그를 믿었다.

점령 당시 도시에는 무려 50만 여 명이 남아 있었고, 독 오른 일본군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해치고 유린했다. 총검술 훈련용으로 살해하기도 하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산 채로 묻거나 불 태우기도 했다고 그는 일기에 적었다. 전후 전범재판에서 사형 당한 두 장교는 누가 먼저 100명을 목 베는지 시합을 벌이기도 했다.

만화가 최덕현(필명 떡)은 난징 대학살 사료 등을 조사한 뒤 아즈마 시로를 화자로 저 참극을 극화한 그래픽노블 <뚜이부치>로 2006년 대한민국창작만화대상을 수상했다. 독립 출판된 그의 책에는 목 잘린 어머니의 시체를 제 손으로 구덩이로 밀어 넣고 참수대에 앉아야 했던 아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아즈마 시로는 책에 등장하는 옛 전우에 의해 1993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일본 우익단체들이 지원한 그 소송이 대법원인 최고재판소까지 가며 8년간 이어지는 동안, 대학살의 방대한 사료전이 전개되기도 했다. 최고재판소는 2001년 시로 패소를 최종 판결했다.

국가의 범죄를 국가는 부인했지만, 시로는 책을 낸 직후인 87년 12월 13일 이래 7차례 난징을 방문에 희생자 추모관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1912년 4월 27일 태어나 2006년 1월 3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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