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속 안정적 수익 가능”
주요 상가마다 뭉칫돈 몰려
적지 않은 프리미엄 붙기도
신규 단지는 낮은 분양가로 인기
청라ㆍ위례ㆍ동탄 등 주목 끌어
“상권 활성화 기간 염두 둬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8일 내놓은 위례신도시 A2-4BL 단지 상가(총 10호)에 분양당일 537명이 응찰했다. 평균 낙찰가격이 경쟁 입찰 시작가인 예정가격의 2배가 넘는 222%에 형성될 정도로 분양 희망자가 몰렸다. 특히 35㎡(104호)의 경우, 예정가는 3억4,000만원에서 시작됐으나 78명이 응찰하면서 무려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3.3㎡당 8,014만원까지 치솟은 셈이다. LH관계자는 “중심상업용지에 위치한데다, 상가 중에서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집합상가라 응찰자가 몰렸다”며 “위례신도시는 단지 내 상가가 부족한 편인데,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매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봄 분양시장에서 상가가 만개하고 있다. 수도권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조기마감이 잇따르고, 인기지역에는 적잖은 프리미엄까지 붙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연평균 5~6%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상가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가분양 물량은 1년 전보다 46% 줄어든 41곳에 불과했다. 주택처럼 물량공급 상당 부분이 총선 이후로 미뤄져 물량 부족에 시달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 안정성이 돋보이는 주요 상가의 경우 ‘완판’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14일 분양한 송도국제업무단지 A1블록의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 단지 내 상가가 대표적이다. 83개 점포 모두가 분양 당일 팔렸다. 앞서 총 2,040실에 이르는 오피스텔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배후수요를 고정적으로 확보한 점이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대행사 포애드원의 신경희 팀장은 “신규 택지지구나 단지 내 상가는 먼저 분양한 단지가 입지ㆍ교통ㆍ개발호재 등으로 성공적인 청약을 마치면, 이런 장점을 함께 공유하기에 우수 상가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규 단지 내 상가는 분양가도 기존 상가에 비해 낮은 게 큰 장점이다. 1분기 공급된 상가의 경우, 3.3㎡당 전국 평균 분양가는 2,326만원이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3.3㎡ 당 2,365만원, 지방은 2,271만원이었다. 반면 기존 상가는 1월 기준으로 수도권 택지지구의 경우 3.3㎡당 3,277만원(FR인베스트먼트 조사)으로 형성돼 있어 40% 가량 차이가 났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기존 상가는 권리금뿐 아니라 공급가격에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상가는 집과 달리 매매가가 한번 형성된 이후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조건이라면 첫 분양가가 낮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상가는 보통 수요층이 기업인 ▦오피스 상가와 ▦개별 점포마다 주인이 있는 집합매장용 ▦3층 이상 건물인 중대형 매장용 ▦2층 이하 소규모 매장용으로 나뉘는데 이 구분에 의해서도 수익에 차이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 상가의 수익률은 5.93%에 그친 반면, 집합매장용은 7.32%로 상업용 부동산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중대형 매장용 상가는 6.24%, 소규모 매장용 상가는 5.85%를 각각 기록했다. 각각 차이는 있지만 1%대에 불과한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3배 수준을 유지하며 여전히 2014년 (5.91~6.39%)처럼 고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처럼 ‘제2의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상가에 관심이 있다면 이달 이후 분양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천 청라지구를 비롯해 위례신도시, 시흥 배곧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 상가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LH 단지 상가 분양도 지난해(66곳)보다 많은 71곳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구리갈매, 남양주별내, 화성동탄2 등 수도권에 총 34곳이, 지방에서는 대구(5곳), 대전ㆍ광주(각각 4곳) 등 35곳이 공급 예정이다.
다만 상가는 주택처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매입 당시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다. 택지지구나 신규단지 상가를 노린다면 상권이 활성화되는 기간을 감안해야 한다. 많게는 5년 동안 수익 감소뿐 아니라 매매가 하락까지 감수하며 버틸 여력이 있어야 추후 안정적인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부분 경쟁 입찰 방식으로 분양하는 LH 단지 내 상가는 고가 낙찰을 주의해야 한다. 예정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경쟁이 치열해 최근 인기물량의 경우 예정가의 2배는 돼야 낙찰이 가능한 상황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싶다면 저평가돼 있는 낡은 점포를 매입해 리모델링 후 임차 또는 매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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