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의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된 첼시 리(27ㆍKEB하나은행)가 귀화 신청 때 위ㆍ변조된 문서를 제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농구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26일 “첼시 리가 특별귀화 심사를 위해 제출한 문서를 국적심의위원회가 검토하던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20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 배당됐다. 법무부는 리가 제출한 자신의 출생증명서와 아버지의 출생증명서 등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나은행에 입단한 리는 할머니가 한국 사람인 한국계 선수다. 여자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조부모까지 한국 사람이면 ‘해외동포 선수’ 자격을 부여해 한국인으로 인정하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규정에 따라 ‘한국인’으로 간주돼 한국 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사실상 용병과 다름없는 출중한 기량을 자랑했다. 2015~16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리는 평균 15.2점에 10.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득점, 리바운드, 2점 야투 1위에 오르며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이에 대한농구협회는 올해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리의 귀화를 추진했고, 리는 이달 초 대한체육회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의 추천을 받은 선수가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케냐 출신인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는 도핑테스트 적발 전력 때문에 체육회 심의 단계에서 제외됐다.
한편 리에 대한 법무부 심의가 늦어지면서 여자 농구 올림픽 최종예선 예비엔트리 마감 시한을 넘기자 농구협회는 14일 리를 포함하지 않은 채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첼시 리의 귀화 신청은 아직 계류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WKBL은 “지난해 국적 논란이 있었을 때도 국제 서류를 공증하는 검증을 받았고, 법무법인의 소견까지 확인해 문제가 없다”면서 문제 없을 것임을 확신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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