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승환. /사진=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투수 오승환(34)의 보직은 중간투수다. 더 세분화하면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오승환과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27), 우완 조나단 브록스턴(32) 등 3명을 번갈아 셋업맨으로 기용한 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26)에게 공을 넘긴다.
로젠탈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2012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4년부터 마운드 뒷문을 맡아 첫 해 45세이브, 2015년 48세이브로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세이브 2위에 올랐다. 올해도 26일(한국시간) 현재 5세이브를 따내 NL 5위를 달리고 있다. 통산 기록은 240경기 101세이브이다.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에서 총 357세이브를 따낸 '전문 마무리' 오승환에게 셋업맨은 낯설 수밖에 없는 자리다. 그러나 오승환은 기록과 구위에서 만큼은 로젠탈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벤치의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오승환은 시즌 10경기에 등판해 1승무패 2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1.69로 로젠탈의 2.57에 크게 앞선다. 피안타율 역시 0.088로 로젠탈의 0.185보다 1할 가까이 낮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도 0.84-1.14로 오승환이 더 안정적이다. 총 탈삼진은 오승환(17개•이닝당 1.59개)이 2개 많지만, 이닝당 평균으로는 로젠탈(15개•이닝당 2.14개)이 더 뛰어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한국스포츠경제 해설위원은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오승환이 정말 잘 던져주고 있다. 특히 슬라이더를 잘 활용한다. 빠른 커터성 슬라이더와 느리지만 각이 큰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던지고 있다"며 "코너워크도 좋고, 상대 타자들이 오승환의 투구 폼에 익숙치 않은 측면도 있다. 구속도 현재 시속 151km 정도에서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완할 점에 대해서는 "간혹 빠른 볼의 컨트롤이 흔들릴 때가 있다는 것, 딱 하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승환이 국내 팬들의 바람처럼 팀 내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은 있을까. 그는 KBO리그 신인이던 2005년 삼성에서도 처음에는 셋업맨으로 출발했으나 시즌 중반부터 권오준을 대신해 마무리로 활약하며 10승1패 11홀드 16세이브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송재우 위원은 "붙박이 마무리는 쉽지 않겠지만, 로젠탈이 연투를 할 경우 오승환에게 2~3차례 세이브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승환은 26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7-12로 졌다. 미네소타 박병호(30)는 이날 클리블랜드와 홈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0.216(51타수 11안타)으로 떨어졌다. 팀은 4-3으로 이겨 3연패를 끊었다.
LA 에인절스 최지만(25)은 캔자스시티전에서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타수 무안타에 2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125에서 0.111(9타수 1안타)로 낮아졌고, 팀은 6-1로 승리했다. 이대호(34·시애틀)와 김현수(28•볼티모어)는 결장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