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인하대 총장이 4월 졸업식 개최에 반대, 집단행동을 제안한 대학원생에 대해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박사학위 수여를 거부할 의사를 밝힌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인하대에 따르면 박사과정 수료생 윤모씨는 2015학년도 졸업식을 이틀 앞둔 21일 대학 내부 인터넷 게시판에 “8월 학위를 받게 되는 날 (부모님과 친지를 불러) 기념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변경에 대책이 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졸업식장에서 학위복 없이 노트북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해 4월 졸업식이 강압과 폭력이라는 점을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이에 최 총장은 “박사학위 받는 행사에 대해 (선동의) 글을 올린 윤군 같은 사람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원학의위원회에서 제대로 평가한 것인지 확인하도록 하겠다”며 고 적었다.
인하대는 올해 국내 대학 최초로 2월과 8월에 열던 졸업식을 통합, 개교기념일에 맞춰 이달 23일 야외축제 형식으로 개최했다.
하지만 윤씨가 게시판의 글과는 달리 졸업식장에서 실제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는데도 최 총장이 학위 취소를 운운한 것은 지나친 반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학생은 “총장님께서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논문을 통해 학생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박사학위는 인성으로 수여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 총장은 26일 윤씨, 윤씨 어머니, 지도교수와 면담을 갖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또 학위 수여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게시판에 사과문도 올렸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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