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지금보다 50% 이상 올라 연말까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이르러도 올해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를 여전히 밑돌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국제유가의 국내 물가 변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산유량 동결 합의와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로 연말까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로 오를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전망된다. 또 이 경우, 생산자물가는 전년 대비 1.0%, 수출물가와 수입물가는 각각 7.5%, 1.1%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수준(25일 두바이유 40.86달러). 만약 미국시장조사기관(IHS)의 예측대로 두바이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46.3달러로 완만히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전망됐다. 생산자물가, 수출물가,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보다 각각 1.5%, 8.1%, 2.8% 내릴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로 전망치에 못 미칠 경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에 그치고 생산자물가, 수출물가, 수입물가 하락 폭도 커져 각각 전년보다 2.3%, 9.1%, 5.5%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는 경우는 물론, 지금보다 절반 이상 올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에 미치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19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2%로 낮추면서 “저유가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ㆍ유럽ㆍ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둔화하면서 올해 원유 소비증가율이 1.2%(2015년 1.4%)에 머무는 반면,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생산량은 0.7% 늘 것으로 내다봤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저물가로 인한 경기 활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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