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뉴스를 접해도 종이 신문이 계속 나오는 이유죠!"
그룹 바이브(윤민수, 류재현)가 14곡으로 꽉 채운 앨범을 들고 나왔다. 디지털 음원 시대에 보기 드문 행보다.
류재현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요즘 소비 방식과 역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키고 싶었다"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던 세대여서 그런지 앨범의 소장 가치에 더 마음이 갔다. 모바일로 뉴스를 접해도 종이 신문이 계속 나오지 않나"라고 말했다.
초심을 되찾으면서 앨범에 수록곡이 불어난 측면도 있다. "3집 이후 머리를 쓰면서 음악하니 진부해졌다"는 자기 반성이 포함된 결심이다. 그래서 정규 7집 앨범 '리피트(Repeat)에 대해 류재현은 "음악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느끼는 것 같다. '점점 내가 왜 이러지'하면서 머리를 쓴다. 이번 앨범에는 정말 최대한 머리 쓰지 말고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민수 역시 "앨범을 낼 때마다 소리가 더 깊어져야 한다는 게 고민이었다. 무언가 자꾸 멀어지고 늙어가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느낌대로 만들다 보니 바이브와 거리감 있는 곡들도 꽤 있다. '썸타' '열정페이' 등과 같이 20대의 감수성이 묻어있는 곡들이다. 바이브가 엑소의 첸, 씨엔블루의 정용화 등을 섭외한 이유다. 알앤비의 전설인 알 켈리와 거미 등도 이번 앨범에 힘을 보탰다.
윤민수는 알 켈리와 작업한 것에 대해 "꿈같던 일들이 현실화 됐다.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의외로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해외 가수가 많다. 계속 접촉하면서 '위 아 더 월드' 같은 프로젝트를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바이브는 2002년 데뷔해 가요계에 몸 담은지도 어느덧 14년. 솔로 가수도 아닌 보컬 그룹이 바이브처럼 오래 활동하는 사례도 드물다.
윤민수는 "예전부터 우리 음악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왔고 꾸밈없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썼다"며 "후배들 만나면 무조건 곡을 쓰라고 한다. 자기 노래를 하는 것이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두 사람은 가수이자 작사·작곡가뿐만 아니라 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윤민수는 "새로 기획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개인적인 소망은 마마무처럼 안무까지 자력으로 되는 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제작자로서 새로운 야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갑자기 아이돌 제작한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새로운 레이블에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기대해도 좋다"며 웃었다.
사진=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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