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최근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일을 두고 암살 음모 의혹이 불거졌다. 리 총리가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맞서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지난 24일 리 총리가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를 시찰한 뒤 중형버스를 타고 청두(成都)시로 이동하던 중 맞은 편에서 돌진해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대와 충돌할 뻔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버스 기사의 기민한 대처로 사고를 피했고 현지 공안당국은 달아난 SUV 차량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현지 소식통들은 SUV 차량들이 고의로 사고를 내려 했다는 점을 들어 리 총리에 대한 암살 음모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당시 리 총리는 3년 전 발생한 루저우(瀘州) 지진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인근 경제상황을 살펴본 뒤 돌아가던 길이었다.
보쉰은 특히 이번 사건이 시 주석의 1인 절대권력에 대한 리 총리의 도전설이 나오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 총리에 대한 암살 의혹이 사실상 권력투쟁의 한 단면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실제 최근 들어 중화권 매체들은 그간 존재감이 약했던 리 총리가 올 초 시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 잇따라 공개된 뒤 의욕을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시 주석과 리 총리 간 갈등설은 시 주석의 부패 척결 드라이브에 따라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관영매체들은 최근 시 주석이 리 총리의 친정 격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서기처를 상대로 강도 높은 현장감찰을 실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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