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공격경영으로
15위내 1부리그 ‘PD’에 합류
국고채 인수시 최소 5% 비경쟁인수
저금리 자금조달도 가능하고
정부 인맥도 다질 수 있어
우수 PD되면 부총리 표창
윗선에서 압박 심해… 야근 밥먹듯
1점 더 얻으려 협의회 임원 출마
최근 국고채 딜러업계에서 국고채전문딜러(PD)가 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PD가 되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인사들과의 인맥도 구축할 수 있지만, PD가 되고 또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혹독한 승강제(昇降制)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프로축구리그에서처럼 1부 리그였다가도 2부 리그로 강등될 수 있고, 반대의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PD제도의 2부리그 격인 예비국고채전문딜러(PPD)였던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일부터 1부리그 격인 PD로 승격했다. 반면, PD였던 유안타증권은 실적순위에서 밀리며 PPD로 강등됐다. 정부 관계자는 “실적점수로 전체 15위 안에 들면 PD로 승격되는데, 미래에셋증권은 10위권 내로 진입해 기존 PD들을 긴장케 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격적으로 인력을 확충한 미래에셋증권의 급부상으로 국고채 딜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PD-PPD 승강제는 정부가 국고채 딜러 사이의 경쟁을 촉진하고 역량이 우수한 금융사의 국고채 시장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2011년에 도입했다. PD에 속하는 금융기관은 19개회사(은행 9곳, 증권사 10곳)이고, PPD에는 3개 회사가 속해 있다.
PD가 되면 국고채 경쟁입찰 인수금액 중 최소 5%를 경쟁 없이 인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6개월마다 선정하는 상위 5개 우수PD가 되면 20%까지 비경쟁 인수권한을 가진다. 예를 들어 국고채 입찰 당일 금리가 1.8%인데 입찰 다음 날 금리가 1.5%로 떨어져도 PD 및 우수PD들은 이를 1.8%에 인수할 수 있다. 또 월간 평가에서 상위 5위 안에 들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무형의 장점도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PD가 되면 협의회를 통해 업계 사람들과 인맥을 다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의 간담회를 통해 정부 관계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수PD가 되면 부총리 표창을 받는데 이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경쟁적으로 실적을 쌓는 곳도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부총리 표창을 받는 기회가 몇 없다 보니 윗선에서 우수PD가 될 것을 독려한다”라며 “전담인원이 2명 밖에 없어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뒤늦게 뛰어드는 금융회사는 1점 가점을 위해 PD협의회 임원을 자청하기도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점 차로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라며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일단 뭐든 하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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