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해운동맹 3개로 재편 전망
G6는 회원사 부족해 성사될 듯
노선, 선박 등 공유해 선대 조정
합병 등 용이… 채권자들도 유도
양대 국적선사 유지론 힘 잃어
해수부도 합병 가능성 시사
“정부가 글로벌 해운동맹서
저울질로 두 선사 찬밥” 비판도
전 세계 해운동맹 재편을 둘러싼 각 해운사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이 ‘CKYHE’동맹에서 탈퇴, ‘G6’동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G6는 현대상선이 회원으로 있는 해운동맹으로, 이 경우 두 선사의 합병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G6는 글로벌 ‘빅2’ 해운동맹이 아니란 점에서 양대 국적 선사가 자칫 글로벌 해운 동맹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G6 회원사인 독일 하팍로이드와 일본 NYK 에 비공식적으로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 하팍로이드와 NYK는 G6의 주요 선사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사들에서 곧 한진해운이 포함된 새로운 동맹이 발표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의 G6행은 현실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 동안 전 세계 해운사는 2M, G6, 오션3, CKYHE 등 4대 해운동맹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일 프랑스 해운업체 CMAㆍCGM(세계 3위), 중국원양해운그룹공사(코스코ㆍ4위), 대만 해운업체 에버그린, 홍콩 해운업체 OOCL 등이 새로운 해운 동맹 ‘오션 얼라이언스’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 동맹은 머스크라인(1위)ㆍMSC(2위)의 2M과 새로 출범하는 오션 얼라이언스 등 ‘빅2’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주요 선사가 오션 얼라이언스로 간 CKYHE 동맹은 와해될 위기에 처한다. 한진해운 등 CKYHE 소속 해운사는 살 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M은 규모 상 한진해운이 말을 건네 볼 엄두도 낼 수 없는 실정이고 오션 얼라이언스도 이미 회원사를 확정, 추가 편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한진해운이 갈 수 있는 곳은 G6 밖에 없다. G6도 일부 회원사가 오션얼라이언스로 이탈, 회원사를 늘려야만 한다. 이처럼 G6의 외연이 확대될 경우, 3대 해운 동맹 체제가 될 수도 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과 같은 G6 동맹에 속하면 같은 노선에서 선박을 공유하게 돼 선대 조정, 나아가 양사 합병까지 용이해진다. 두 선사의 채권자들도 이러한 점에 착안, 한진해운의 G6행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양대 국적 선사 유지론을 고수하던 해양수산부의 논리는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각각 다른 해운동맹에 속해 있어 두 회사를 합치게 되면 한쪽 해운동맹을 전혀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해 왔는데, 한진해운이 G6로 갈 경우 이러한 합병 반대 명분이 사라진다.
일각에선 두 회사를 한 쪽 동맹으로 몰아 넣고 합병을 유도하는 식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두 선사를 합쳐봐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두 선사가 서로 다른 동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그 안에서 주도권을 가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두 선사를 저울질하면서 궁지에 몰아넣고 있어 결과적으로 두 선사 모두 글로벌 해운동맹 합종연횡 과정에서 찬 밥 신세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없잖다.
정부는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긴급 회의를 갖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해운업계 구조조정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 광양항, 한진해운, 현대상선 관계자와 학계 및 업계 전문가도 참석했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정부가 해운사 구조조정 상황을 좀 더 신속하게 알리고 지원 의사도 분명하게 밝히면 해운 동맹 참여 협상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해운 동맹 재편으로 변화한 해운 시장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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