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온라인 강좌 업무 맡아
대선 위한 정치적 동행 시각에
“이해하지만 펄쩍 뛸 일” 반박
남경필, 경기 당선자들과 만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남경필 경기지사와 행보를 함께 하기로 했다. 외형상 남 지사가 의지를 갖고 시작하는 경기도 사업을 맡는 모양새지만, 두 사람이 정치적인 동행도 약속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장관은 여야를 넘나든 ‘제갈량’이고, 남 지사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군이다.
윤 전 장관은 25일 본보와 통화에서 “총선 참패로 새누리당에 개혁 바람이 불면서 남 지사에게 정치적인 관심이 높아진 건 이해하지만 내가 마치 대선을 도우러 가는 걸로 해석되니 펄쩍 뛸 일”이라며 부담스러워했다. 다음달부터 경기도의 온라인 대중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지-무크’(G-MOOC) 추진단 업무를 맡게 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남 지사와는 두 세 달에 한 번씩은 만나 주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안 그래도 커진 대중의 직접 민주주의 욕구를 뒷받침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나누다 제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남 지사와의 인연에 대해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적인 교분을 나눠온 정치인이 여권에선 남 지사, 야권에선 김부겸 당선자”라며 “특히 남 지사는 여러 현안에서 얘기가 잘 통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여권에선 윤 전 장관이 이회창-문재인-안철수를 지나 이번에는 남 지사의 ‘킹 메이커’로 가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무성하다. 윤 전 장관도 남 지사의 리더십에 대해 “이제는 과거의 수직적 리더십이 아닌 ‘동료 중 1인자’같은 수평적 리더십의 시대”라며 “그런 면에서 남 지사는 귀가 열려있고 사회의 모순을 바꾸려는 고민도 많아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후한 평을 내놓았다.
이번 행보로 윤 전 장관이 한때 ‘멘토’로 곁에 있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와는 완전히 결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장관은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선전했다”면서도 안 대표의 미래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안철수의 ‘새정치’가 그리는 사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아직 제시하지 못했고, 그것이 당의 정체성과 일치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서 50대 기수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조기 등판론의 대상 중 한 명인 남 지사가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3일 총선에서 낙선한 경기 지역 새누리당 후보들을 불러 만찬 회동을 가진 남 지사는 이날 저녁에는 공관에서 경기 지역 여야 당선자 만찬을 주최했다. 다만 2018년 6월까지가 임기인 남 지사가 본격 대선 행보에 뛰어들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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