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클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0ㆍ스페인ㆍ세계 5위)이 2주 연속 제왕의 위엄을 과시했다. 클레이코트에서만 49회 정상에 오르며 역대 클레이코트 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나달은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27ㆍ세계 6위)를 세트스코어 2-0(6-4 7-5)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주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를 우승하며 8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던 나달은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부활을 확실하게 알렸다. 2주 연속 클레이코트 대회 우승이어서 5월 말 개막하는 프랑스오픈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나달은 이번 우승으로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통산 49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1970~80년대에 활약한 기예르모 빌라스(64ㆍ아르헨티나)의 클레이코트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기록 했다.
나달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이자 통산 9번째 우승으로 자신이 가진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과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에서도 9번 우승을 차지했다. 한 대회에서 9번 우승한 기록은 오직 나달만이 갖고 있다.

나달은 이번 승리로 니시코리와 상대전적을 9승 1패로 벌렸다. 1세트 4-4에서 나달은 서로 어드밴티지를 주고받는 접전 끝에 9번째 게임을 이겼다. 5-4로 앞서간 나달은 이어진 니시코리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 세트를 6-4로 따냈다.
2세트에서도 나달은 니시코리의 포핸드를 집중 공략해 게임스코어 4-1까지 앞섰으나 이후니시코리의 반격으로 4-4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나달의 끈질긴 수비에 니시코리의 실책이 쏟아졌다. 나달은 내리 2게임을 따내며 2시간 4분에 걸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달은 이날 브레이크 포인트 세이브 77%를 기록하며 고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날카로운 포핸드 다운더라인과 포핸드 크로스는 니시코리가 멍하니 쳐다 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실제 나달의 포핸드(Forehand) 공격을 빗대 ‘공포의 포핸드’란 의미로 ‘Fearhand’로 부르기도 한다. 반면 니시코리는 34개의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나달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3년만의 우승을 만끽했고 46만달러(약 5억2,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500점의 랭킹 포인트를 획득했다. 나달은 “2주 연속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다”며 “이런 결과를 오래 기다려왔다”고 즐거워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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