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휩쓴 ‘화장실법’…성소수자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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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휩쓴 ‘화장실법’…성소수자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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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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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에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 로이터 연합뉴스

‘화장실 논쟁’이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가 트렌스젠더의 공중 화장실 이용에 차별을 가하는 성격의 법안을 도입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유명 인사나 기업들은 ‘노스캐롤라이나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도 이 문제로 설전으로 벌이면서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화장실법’이라 불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법안 HB2는 학교와 공공시설 내 화장실을 사용할 때 출생 증명서의 성별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법안의 치명적인 맹점은 성별을 바꾼 트렌스젠더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화장실법은 주 내 최대도시인 샬럿시에서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조례가 통과되자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추진됐으며 팻 맥크로리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이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비영리단체 트렌스젠더 평등을 위한 전국 센터(NCTE)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해 7개 주에서 화장실법과 유사한 법안을 시행 또는 추진 중이다.

법안 시행 직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인사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방문 도중 “(화장실법은)잘못됐으며 전면 개정돼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예술계 또한 즉각적인 반대 행동에 나섰다. 유명 록밴드 펄잼은 자필로 쓴 법안 항의 성명을 공개하며 노스캐롤라이나 공연을 취소했고, 비틀스 멤버 링고스타,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도 공연을 철회하며 보조를 맞췄다.

경제적인 파장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호텔들마다 예약 취소에 비상이 걸렸다고 NYT는 전했다. 주도 롤리의 관광 당국 또한 법안이 시행된 날부터 약 2주간 310만달러(약25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도 노스캐롤라이나에 예정된 수백만달러 상당의 시설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미 대선가도를 달리는 공화당 후보들 또한 화장실 논란에 휘말렸다. 도널드 트럼프는 법안에 대해 “문제가 많다”며 “원래대로 (트렌스젠더들이 원하는 대로 출입하도록) 놔두면 된다”고 21일 NBC방송에서 밝혔다. 그러자 테드 크루즈 (텍사스)상원의원은 “트럼프는 이제 성인 남성이 어린 소녀들의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요구에 가세했다”며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 화장실법이)문제를 일으키고는 있지만 결정권은 그들에게 있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유사 법안이 발의됐던 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대니스 다우가드(공화) 주지사가 나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화장실법의 대안으로 ‘성 중립 화장실’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교육기관인 산티교육센터는 지난 16일부터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성 중립 화장실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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