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 내한
첼리스트 아내 아만다 포사이스와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협연도

금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스라엘 출신의 핀커스 주커만(68)이 한국을 찾는다. 20세기 최고의 ‘명조련사’ 이반 갈라미언을 사사한 그는 역시 갈라미언의 제자인 정경화와 1967년 레벤트리 국제 콩쿠르에서 두 번에 걸친 결선 끝에 공동 우승한 것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주커만은 27일부터 시작되는 2016경기실내악축제에서 실내악, 협주곡은 물론 아내인 첼리스트 아만다 포사이스와의 협연도 선사한다. 이번 내한에서는 27일 실내악 연주를 시작으로 29일, 5월 1, 2일까지 무려 4차례 연주회를 갖는다.
주커만은 최근 한국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정경화씨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너무 오래 전이라 디테일하게 기억하기 힘드네요”라면서도 “그녀가 훌륭한 연주자였던 것만은 또렷이 기억한다”고 말했다.
갈라미언에게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함께 배운 주커만은 1960년대 후반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한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참여하며 바흐, 비발디 등의 소규모 실내악 지휘도 병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4년 공식 지휘자로 데뷔했다. 100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한 그는 1981년 이츠하크 펄만과 함께 녹음한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음악’으로 그래미상 최고 실내악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라이벌이자 절친인 이츠하크 펄만의 기량이 최근 급속히 떨어지는 데 반해 주커만의 실력은 여전하다. 그는 비결을 “연습”이라고 답했다. “매일 아침 악보를 공부하고 지휘를 연습하죠. 비행기 안에서도 공부해요. 높은 수준을 유지하려면 제 스스로 필요로 하는 매일의 연습량이 있죠. 학생들에게 말하죠. ‘얘들아, 나도 매일 연습한다’라고.”
주커만은 특히 1일 서울 예술의전당 2일 경기도문화의 전당 공연에서 지휘와 연주를 함께하는 ‘신공’을 선보인다. “많은 레퍼토리를 공부하고 배울 수 있어 행운이었죠. 연주와 지휘, 두 가지 활동이 제가 실내악과 솔로 연주를 탄탄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 1번,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선보이는 이 공연에서 그는 아내와는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1번을 함께 연주한다. 연주자로서 아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면에서 우리는 하나의 팀”이라며 “서로 영감 주는 법을 알고 무엇보다 상대의 귀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젊은 클래식 연주자를 가르쳐온 그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새싹은 경기문화재단의 홍보대사 고소현(9)양. 고양은 재작년 대관령음악제에 참가하고,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의 ‘크리스마스 쇼’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한국 방문 당시 그를 만났던 주커만은 “아주 재능 있는 음악가라 함께 협연하면 흥미로운 거라 생각했다”고 평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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