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해양플랜트 수주를 중단하면서 올해에만 2만여명의 하청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빅3가 자체 구조조정으로 줄이는 조선 분야 감원까지 합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제조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각 조선업체 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가 해양플랜트 부실로 신규 수주를 사실상 중단한 데 이어 연내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 14기가 마무리되면 2만여명의 물량팀 인원과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장치 집약적 산업이라서 1기를 지을 때 수천명 또는 만여명씩 투입이 된다"면서 "호황일 때는 1기가 완성되면 다른 해양플랜트로 옮겨 일하면 되는데 지금은 수주가 끊겨 내년에는 일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해양 부문 32억 달러, 플랜트 부문 1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하는데 올해 3월까지 각각 1억4,900만달러와 200만달러에 그치면 전년 동기 대비 74.9%와 97.6%나 급감했다.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해 해양 부문 수주가 아예 없고 올해 들어서도 '0'이다. 삼성중공업도 이 부분 수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쉐브론' 공사에 투입된 10여개 업체 1천500명에 대해 해고 예고 통지서를 날린 데 이어 추가로 인력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6월까지 최소 가동 인원인 4,000여명만 남기고 집단 해고가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플랜트 하청 인력에 대한 임금 삭감도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소속 하청 업체들은 도장부 등을 중심으로 일당직에 대해 임금 10%, 수당 30% 삭감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시급제에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청 인력의 대량 해고는 일부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들 조선 빅3는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실로 인한 손실만 7조원에 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5,401억원 중 1조3,000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5,019억원의 적자 가운데 사실상 전부가 해양플랜트 손실분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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