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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쏜 후 대화 공세... 또 꺼내든 ‘화전 양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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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쏜 후 대화 공세... 또 꺼내든 ‘화전 양면술’

입력
2016.04.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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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 외무상, AP통신 인터뷰서

“한미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단”

한미, 작년 1월에도 거절한 제안

“추가 도발 책임 떠넘기려는 의도”

5차 핵실험 협상용 카드 속셈

“국면전환 中 끌어들이기” 관측도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리 합참은 북한이 23일 오후 동해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KN-11·북한명 '북극성-1') 1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으나 SLBM의 최소사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치는 30㎞를 비행한 데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리 합참은 북한이 23일 오후 동해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KN-11·북한명 '북극성-1') 1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으나 SLBM의 최소사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치는 30㎞를 비행한 데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5월초 당대회를 앞두고 전형적인 화전 양면술을 꺼내 들었다. 북한은 23일 기습적으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동시에 미국 뉴욕에서는 리수용 외무상이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도발과 대화 공세를 저울질하며 다목적 포석을 둔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SLBM 발사 몇 시간 후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조선 반도에서의 핵실험을 중단하라. 그러면 우리도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폐기하고, 그 표현으로서 군사연습, 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몇 년간 중단한다면, 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도 새로운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1월에도 주장했다가 한미가 “핵실험과 군사훈련은 연계할 사안이 아니다”며 거절한 제안으로, 대화 재개를 위해선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한미의 요구와는 동떨어져 있다. 우리 정부는 24일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연례적 방어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 핵실험과 연계하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멈추라”고 반박했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주한미군 철수와 함께 북한이 단골로 내세우는 상투적 주장이어서 의미 있는 제안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한미가 뻔히 거부할 것을 알면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결국 북한이 5차 핵실험의 명분을 쌓은 뒤 핵실험 도발 후 미국과 한국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많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북 제재망을 흔들기 위한 명분 축적으로, 추가 도발의 정당성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5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협상용 카드’로 남겨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4차 핵실험 후 줄곧 강경모드로 치닫다가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띄운 것은 현 제재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다. 특히 ‘비핵화 평화협정 병행론’으로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중국이 개입할 수 있는 공간을 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향후 국면을 대비한 입장 타진의 기싸움 성격이 강하다”며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요구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리 외무상은 AP 인터뷰에서 “북한 같은 작은 나라는 미국과 전 세계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면서 “전세계가 미국 정부에 조선반도에서 더는 군사연습을 하지 말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러나 미국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나라가 단 한곳도 없다”며 우회적으로 중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이 나서 달라는 함의가 깔려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 같은 노림수를 둘 경우 5차 핵실험 유예를 명분 삼아서 제7차 당 대회에서 대화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도 “당 대회에서 평화협정이나 통일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북한은 왜 경제 제재에도 핵 개발을 멈추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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