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나들이 명소 인적 드문드문
백화점 키즈카페 등은 인산인해
호흡기 질환 호소 환자도 늘어나
주말 내내 전국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봄철 주말 풍경을 바꿨다. 미세먼지의 습격에 더해 짙은 황사까지 겹치면서 나들이객들로 북적여야 할 공원과 고궁 등은 한산한 반면 실내 놀이터와 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초여름 날씨를 보인 24일 오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57㎍/㎥(매우 나쁨)을 찍으면서 평소라면 사람들로 가득 찼을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은 텅 비었다. 잔디밭에 자리를 맡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던 풍경도 사라졌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가 미세먼지에 취약하다 보니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아예 자취를 감춘 듯했다. 유치원생 자녀와 한강공원을 찾은 회사원 김모(38)씨는 “하늘이 맑아 보여 오랜 만에 나왔는데 딸이 ‘눈이 따갑다’고 해 실내로 들어가려고 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한 자전거 대여소 관계자는 “지난 주말 같으면 오전에 일찌감치 보유 자전거 100대가 다 대여되는데 오늘은 빌려간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놀이터나 오리보트 등 공원 서비스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울상을 지었다.
그나마 젊은 층이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중무장한 채 간간이 나타났다. 남자친구와 마스크를 끼고 경복궁을 찾은 차모(24)씨는 “미세먼지가 걸러지는 전용 마스크를 착용했는데도 입 안이 따끔거려 준비한 야외 도시락 대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조적으로 실내 놀이시설은 미세먼지를 피해 피난 온 부모와 자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키즈카페는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했다. 두 아들과 키즈카페를 찾은 전가현(33)씨는 “주말 내내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마땅히 갈 데는 없으니 대기 시간이 길어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전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병원도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대치동 G이비인후과는 일요일임에도 불구, 어린이와 노인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G이비인후과 간호사는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20% 정도 늘었고, 병원 문을 여는지 묻는 전화도 하루종일 오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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