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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관중 몰고 다닌 챔피언조 '장타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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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관중 몰고 다닌 챔피언조 '장타 쇼'

입력
2016.04.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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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샷 하는 박성현. /사진=KLPGA

구름 관중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많은 갤러리가 몰리는 것이야 이제는 흔한 일이 됐지만 24일 경남 김해 가야CC에서 열린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라운드에는 유독 많은 관객이 몰렸다. 지난해 이 대회 마지막 날보다 2,000여 명이 늘어난 9,000여 명이 이날 가야CC를 찾았다.

1ㆍ2라운드의 갤러리 수는 지난 대회와 비슷했지만 마지막 날 크게 늘어난 이유는 2015년 장타 부문 1위 박성현(23ㆍ넵스)과 2위 김민선(21ㆍCJ오쇼핑), 4위 이정은5(27ㆍ교촌F&B)가 마지막 조에서 우승과 함께 '장타 자존심'을 걸고 다퉜기 때문이다. 2,000명에 가까운 갤러리가 챔피언 조를 뒤따랐다.

오전 11시 40분으로 예정된 챔피언조의 티오프 시간을 앞두고 박성현이 가장 먼저 티잉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갤러리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박성현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김민선과 이정은5가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자 각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흰색 글씨로 'min sun'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쓴 김민선 팬들과 검정 모자에 박성현의 애칭인'남 달라'를 금색 영어로 새긴 박성현 팬들이 각각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박성현이 가장 먼저 1번홀 티샷을 했다. 박성현은 팬들의 환호와 응원에도 샷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한참을 공을 쳐다보다 몇 차례 빈 스윙을 한 후 드라이버를 캐디에게 넘겨줬다. 이어 김민선의 티샷 차례가 왔다. 모든 갤러리가 숨을 죽여 김민선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을 때 적막을 깨는 환성이 들렸다. 한 남성 팬이 "김민선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김민선은 팬들의 응원에 강한 스윙으로 화답했다. 이정은5 역시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샷을 했지만 첫 홀인 것을 의식한 듯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으로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노렸다.

이날 박성현은 김민선을 1타 차이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장타 대결만은 김민선의 판정승이었다. 총 길이 355m인 8번홀(파4)에서 박성현은 비거리 255m의 티샷을 날려 250m를 날려보낸 김민선과 222m의 이정은5를 앞서며 '장타 여왕'이라는 명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티샷마다 박성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박성현은 10번홀에서는 3명 가운데 가장 먼저 세컨 샷을 했고 12번 홀에서는 김민선이 친 티샷이 박성현의 공을 훌쩍 넘어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드라이버 샷이 수 차례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등 거리와 정확도에서 모두 평소의 박성현은 아니었다.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장타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박성현은 이를 쇼트 게임으로 극복하고 우승을 일궈냈다. 손 안에 들어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는 능력만큼은 평소의 박성현 그대로였다.

김해=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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