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 결승골을 보는 듯했다.
FC서울 스트라이커 박주영(31)이 종료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박주영은 2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원정에서 1-1로 맞선 후반 40분 교체로 들어가 추가시간 2분에 환상적인 득점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4호골.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볼을 잡아 상대 수비 시선을 바깥쪽으로 유도한 뒤 안쪽으로 공을 꺾어 차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일본과 2012 런던올림픽 3ㆍ4위전과 비슷했다. 당시에도 박주영은 홀로 상대 진영 오른쪽을 돌파해 일본 수비수 3명을 ‘허수아비’로 만든 뒤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차이가 있다면 런던에서는 골문 가까운 쪽을 노렸고 이번에는 반대편을 공략했다는 점이다.
박주영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그가 교체 투입된 시점에서 양 팀 선수들은 상당히 지쳐있었다. 박주영은 울산 수비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볼을 잡아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한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중앙수비수 강민수(30)를 일정 간격으로 떨어뜨려 놓고 바깥으로 볼을 칠 듯 말 듯 페인트 동작을 쓰다가 반 박자 빨리 반대편 골대로 대각선 슈팅을 때렸다. 드리블부터 슈팅 타이밍과 방향까지 교과서적인 정석 플레이였다.
전반 9분 아드리아노(29)의 패스에 이은 데얀(35)의 골로 앞서가다가 전반 종료직전 김치곤(33)에게 동점을 허용한 서울은 박주영의 ‘극장골’로 6승1패(승점 18)를 마크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전북 현대 한교원(26)은 모처럼 멀티 득점(1경기 2골)을 작렬했다. 지난 달 20일 울산 현대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2분과 45분, 잇따라 골을 신고했다. 작년 4월 12일 광주FC와 홈경기 이후 1년 여 만에 골 맛을 봤고 그해 5월 상대 선수를 그라운드에서 때려 중징계를 받고 복귀한 뒤 정규리그에서 처음 득점포를 가동했다. 멀티 골은 2012년 7월 이후 생애 두 번째다. 하지만 전북은 뒷심부족으로 황일수(29), 박기동(28)에게 1골씩 허용해 2-2로 비겨 3승4무(승점 13)로 2위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수원 삼성도 광주FC 원정에서 주장 염기훈(33)의 왼발 발리슛으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종료직전 정조국(32)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땅을 쳤다. 전남 드래곤즈는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누르고 올 시즌 3무3패 끝에 첫 승을 신고했다.
전날인 23일에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와 각각 2-2, 0-0으로 비겼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