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신재영/사진=임민환 기자
넥센 마운드가 환골탈태했다. '마운드의 팀'이라고 불려도 손색없는 변화를 보여주는 중이다.
매 시즌 넥센은 약한 마운드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특히 약한 선발진과 볼넷 남발은 수 년째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항상 우리 팀의 약점은 마운드였다. 훈련을 했던 걸 실행하지 못하면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마침내 기다리던 '성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혜성처럼 떠오른 선발 투수 신재영이 그 증거다.
신재영은 지난 6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지난 24일 LG전까지 4경기 연속 선발승을 올렸다. 2002년 김진우(KIA)와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가 기록한 프로데뷔 3연속 선발승을 뛰어 넘는 기록이다. 더 돋보이는 건 볼넷 부분이다. 신재영은 1군 데뷔 후 26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고 있다. 이는 2011년 브라이언 코리(당시 롯데)의 20이닝 연속 무볼넷 이후 데뷔 투수 최다 이닝 무볼넷 기록이다.
넥센은 그동안 빠른 볼을 뿌리면서도 제구가 안 돼 고전하는 투수들이 많았다. 이들이 제구난조의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마운드도 함께 정체가 됐다. 하지만 우완 사이드암인 신재영은 강속구를 뿌리진 않지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26이닝 동안 27개의 안타를 내주면서도 볼넷을 허용하지 않아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없다.
공격적인 피칭은 넥센이 올 시즌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지난해 겨울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 등 주축 타자들이 이적해 타선이 약해진 넥센은 '공격'보다 '수비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염경엽 감독은 "볼넷을 줄이기 위해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한다. (빠른 승부로) 타자의 루틴을 무너트릴 수 있어야 한다"며 "공격을 빨리 하면서 투구수를 줄일 수도 있다. 시즌 전체로 보면 팀이 투수를 아낄 수 있게 돼 도움이 된다. 볼넷으로 경기 시간이 늘어지는 것을 막아 수비수들의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넥센은 올 시즌 경기당 볼넷 2.89개로 10개 구단 중 최소 볼넷을 내주고 있다. 이 부문 최하위인 한화의 5.76개와 차이도 크다. 넥센은 지난해 경기당 볼넷 3.63개로 5위에 그쳤다.
새로운 투수가 자리를 잡으면서 선발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밴헤켄(세이부)이 일본으로 떠나면서 넥센 선발진은 물음표를 가득 안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신재영은 물론 프로 입단 2년차 박주현 등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넥센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8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 전 넥센의 '꼴찌 후보' 평가에 대해 염경엽 감독이 "우리 팀의 보이지 않는 전력을 계산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인 이유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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