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새 기후변화체제인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하루 동안 세계 175개국이 서명했다.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의 동시 서명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서명식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175개국을 대표하는 각 정부 고위 관료들이 참석해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을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다.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 소비의 시대는 끝났다”고 연설했다.
협약은 서명국가 중 전세계 탄소량의 55%를 배출하는 55개 국가가 비준하면 발효된다. AP통신은 조약 발효가 이르면 2020년께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9월에 열릴 G20 회의 전에 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고 미국도 올해 안에 비준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협약에 첫 번째로 서명한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가 파리 협약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만큼 올 여름 내에 비준을 마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협약이 말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반 총장은 “오늘 서명은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서약(covenant)”이라고 말했다. 유엔 평화대사인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우리는 오늘 서로를 축하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 모인 세계 지도자들이 집에 돌아가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오늘 이 모임은 의미가 없다”고 연설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박수를 받았다. 한국은 윤성규 환경부장관을 수석대표로 파견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