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면 북한은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A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선반도에서 그 편(한국과 미국)에서 군사훈련을 중지한다면 우리도 그에 대한 응당한 대답을 할 것”이라 말했다. 그의 대화 조건 발언은 북한이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5차 핵실험 감행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북한의 요구가 “매우 논리적”이라며 “적대 행위가 한동안 중단되면 새로운 대화의 기회가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리 외무상은 미국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에 책임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의 권력을 이용해 주변국을 대북제재에 참여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제재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처럼 미국과 오랜 적대국가였던 쿠바와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선 상황에 대해서도 “쿠바와 이란이 자국 이익을 추구하게 된 건 좋은 일이나 이는 북미 관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리 외무상은 22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서명식에서도 “미국의 끊임없는 핵전쟁 연습으로 조성된 위험천만한 정세는 다른 어떤 문제에서도 성과적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며 기후변화 문제를 미국 책임론으로 연결시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짧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관련기사 ▶ 기후변화협약 서명식 참가한 윤성규 환경장관 “北외교관들 측은해 보였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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