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6~7언더파는 칠 수 있는 코스에요. 오늘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샷 감이 나쁘지 않으니 2라운드에서는 충분히 많은 타수를 줄일 있습니다.”
경남 김해 가야 골프장 신어ㆍ낙동 코스(파72ㆍ6,85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27위에 그친 ‘장타여왕’ 박성현(23ㆍ넵스)은 2라운드에서 상위권 진입을 다짐했다.
박성현은 전날한 약속을 지켜냈다. 박성현은 23일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쓸어담았다. 보기 1개를 곁들여 전날 장담한 타수보다 1타가 적은 8타를 줄인 박성현은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8언더파 64타는 2014년 김민선(21ㆍCJ오쇼핑)에 세운 코스 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이정은(27ㆍ교촌F&B), 김해림(27ㆍ롯데), 김민선 등 3명을 1타차로 따돌린 박성현은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 그리고 승률 100%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날 박성현의 퍼터는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5m가 넘는 중거리 퍼팅을 쏙쏙 집어넣어 타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위기도 퍼트로 막아냈다. 8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숲으로 사라져 더블보기 위기에 몰렸지만 7m 거리의 보기 퍼트가 홀에 빨려 들어가자 박성현은 버디를 잡은 듯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박성현은 “버디 잡은 것보다 더 기뻤다”고 말했다.
13번홀(파3)과 17번홀(파3)에서는 부담스러운 3m 파퍼트도 가볍게 집어넣었다. 박성현은 “퍼팅이 안 될 때는 백스윙 후에 급하게 치는 편인데 오늘은 그것을 조심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박성현은 이날 장타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파5홀 4곳에서만 4타를 줄였다. 3번홀(파5)에서는 30야드를 남기고 웨지로 친 세번째샷이 홀을 파고 들어 이글이 됐고 10번홀(파5)에서는 두번만에 그린에 올라간 볼이 홀 3m 거리에 붙었다. 이글 퍼트가 살짝 비켜갔지만 가볍게 버디를 보탰다.
KLPGA 투어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가장 전장이 길어 장타자의 잔치판이 될 것이라는 예상대로 선두 그룹에는 장타자들이 포진해 최종 라운드는 장타 대결이 됐다. 박성현, 김민선, 이정은은 지난해 장타 순위 1, 2, 4위에 오른 KL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들이다.
김민선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 지난해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1년여만에 통산 세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최근에 스윙 코치를 바꾼 김민선은 “거리가 많이 나야 버디를 잡을 수 있는 코스”라면서 “코치 교체 이후 큰 기대를 않은 만큼 욕심은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 69타에 이어 이날 버디 5개를 뽑아내며 68타를 친 이정은은 최근 부진을 씻어내 통산 5번째 정상을 노크한다. 이정은은 “요즘 샷이 좋지 않아 안전하게 친다는 생각으로 쳤더니 성적이 잘 나왔다”면서 “조심해서 치느라 드라이버 거리는 전보다 못하지만 아이언 거리가 남보다 멀리 나가니 나름 이 코스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년에 두번이나 최종 라운드 단독 선두를 지키지 못했던 김해림은 노보기 4언더파 68타를 친 뒤 “석달 동안 심리 강화 훈련을 받아 최종 라운드 울렁증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고 투지를 내보였다.
한편 5타를 줄인 박소연(24ㆍ문영그룹)이 6언더파 138타로 5위를 달린 가운데 올해 첫 우승을 신고한 조정민(22ㆍ문영그룹)과 국가대표 출신 신인 이소영(19ㆍ롯데)이 박성현에 3타차 공동6위(5언더파 139타)에 올랐다.
김해=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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