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때 만들어진 ‘홍명보룰’을 아시나요.
AD카드(선수촌과 경기장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출입증 겸 신분증)와 관련된 이야기다.
축구는 종목 특성상 경기 당일 18명의 출전 선수(선발 11+교체 7) 외에도 벤치에 앉는 사람 숫자가 많다. 보통 감독과 코치 4명(수석코치ㆍ코치ㆍ골키퍼 코치ㆍ피지컬 코치), 트레이너 2명, 팀 닥터, 매니저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올림픽은 워낙 종목이 다양해 축구에만 AD카드를 많이 할당할 수 없다. 런던올림픽 때는 축구에 22장의 AD카드가 발급됐다. 선수를 빼고 감독과 수석코치, 피지컬 코치, 수석 트레이너 4명만 벤치에 앉을 수 있었다. 그나마 대한체육회가 축구를 ‘배려’해서 이 정도가 배정된 것이었다.
평소보다 확 줄어든 AD카드에 고심하던 대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검토하다가 묘안을 찾았다. FIFA의 올림픽 관련 규정에 ‘각 팀은 선수 외에 최소 7명의 스태프가 벤치에 앉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축구협회는 이 규정을 근거로 FIFA에 질의를 했다. ‘규정이 있지만 AD카드 수량에 한계가 있는 현실상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FIFA를 압박했다. FIFA는 긴급회의를 열었고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던 당일에야 축구장에서만 쓸 수 있는 전용 AD카드 5장을 추가로 발급해줬다. 이 덕에 코치와 골키퍼 코치, 팀 닥터, 매니저, 트레이너도 경기장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고 이 중 3명은 벤치 착석도 가능했다.
홍명보(47ㆍ현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문제를 제기해 처음 실시된 조치라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우스갯소리로 ‘홍명보룰’이라 부른다. 이번 리우 올림픽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축구협회는 5장의 축구 전용 AD카드를 확보해놨다. ‘홍명보룰’ 덕분에 신태용(46)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모자라는 AD카드로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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