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세돌
흑 알파고
<장면 1> 3월 1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6층 특별 대국실에서 인간 대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5번기 대결 제4국이 시작됐다. 이세돌이 1~3국을 모두 졌기 때문에 이미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됐지만 중간에 승부가 결정되더라도 다섯 판을 다 두기로 했기 때문에 4, 5국은 일종의 번외 경기가 되는 셈이다. 사실 그 동안 바둑계는 인공지능 알파고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 이세돌 역시 인공지능의 성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한 번 테스트해본다는 생각으로 알파고의 도전에 가볍게 응했다. 지금까지는 세계 최강의 인공지능이라 해도 정상급 프로기사를 이기려면 최소한 넉 점은 깔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알파고의 실력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막강했다. 당초 무조건 이세돌의 5대 0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바둑계도 이제는 이세돌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단 한 판만이라도 이겨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11까지는 지난 2국과 똑같은 수순인데 12부터 달라졌다. 2국에선 이세돌이 <참고도> 1로 한 칸 뛰는 가장 무난한 수를 두자 알파고가 하변을 손 빼고 상변 2를 차지하는 변칙 수법을 구사해서 8까지 전혀 새로운 변화가 등장했다. 한데 이번에는 이세돌이 A가 아니라 12로 약간 공격적으로 나오자 알파고가 얌전히 13으로 하변을 지켰다. 그러자 이세돌이 14로 좌상귀에 걸쳐서 여기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초반 진행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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