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립박물관(관장 류용환)은 29일 대전역사박물관(유성구 상대동) 기획전시실에서 ‘대전 안정 나씨 묘 출토 복식-그리움을 깁고 연정을 짓다’특별전을 연다.
전시 유물은 2011년 5월 대전 유성구 금고동 안정 나씨 종중 묘 이전 과정에서 4기의 미이라와 함께 수습한 복식 및 부장품이다. 안정 나씨 후손은 출토된 복식류 150여점을 비롯해 한글편지와 명기 등 부장품을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발굴된 복식은 16세기 초부터 17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 전기의 특징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특히 8세손 나부의 부인 용인 이씨 묘에서 출도된 장삼이나 전단후장형 의례용 침, 현존 가장 오래된 배냇저고리 등은 희귀 유물로 꼽힌다. 부산대 한국전통복식연구소는 지난해 이 유물들을 보존처리했다.
이 가운데 장삼은 기록에 따르면 고려시대부터 입었던 것으로 왕가나 사대부가에서 의례복으로 사용됐다. 장삼이 안동 일선문 씨묘에서 출토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공개 유물은 ‘악학궤범’에 기록된 남초(쪽빛 비단)로 만든 젖혀진 깃의 흑장삼과 동일하다. 또 다른 장삼은 연꽃무늬 비단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수의가 아닌 생전에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사례이다.

또 남편 나선걸(1461~1524)이 부인 신창맹에게 보낸 편지는 1490년대 쓰여져 국내 최고의 한글편지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최초의 한글편지로 알려진 ‘순천 김씨 묘 출토 언간’보다 50년 이상 앞서 국어학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나선걸의 편지는 영안도(함경도)에서 군관 신분일 때 아내에게 분과 바늘을 보내면서 가족과 고향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최정복 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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