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을 방문 중인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대화 메시지 대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주도하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또 “한반도에서 미국 주도로 핵 전쟁 연습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21일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 고위급회의’의 회원국 대표 연설에서 북한에 가해지는 국제 사회 제재를 비판했다. 또 이런 제재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번 회의는 2030년까지 유엔 차원에서 지구적 ‘빈곤퇴치’, ‘질 높은 교육’, ‘양성평등’을 달성하려는 목표와 관련된 것이었지만, 리 외무상은 북한의 무상교육 시스템 등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뒤 바로 미국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리 외무상은 일부에서 기대했던 대화 메시지 대신 북한이 자위적 차원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는 기존의 비타협적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지금도 30만명의 방대한 무력과 미국의 핵전략 자산들이 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핵전쟁 연습이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대화도 해 보고, 국제법에 의한 노력도 해 봤지만 모두 수포가 됐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동원해 북한을 매도하며 제재대상으로 정한 것이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위반한 것이며 북한의 지속가능 개발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적 봉쇄로 북한을 없애겠다는 미국의 행위를 “무지의 표현”이라고 비난한 뒤, “최후에 우리가 웃을 것이라는 게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김정은 동지의 정치적 의지”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또 “미국이 우리의 지속적인 개발을 가로막은 데 대한 보상을 단단히 받아낼 것”이라며 북한 적대시 정책의 중단을 미국에 요구했다.
뉴욕=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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