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선 ‘2선 후퇴’ 주장도
당권 도전에 나설지 주목
‘진박 감별사’를 자처한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4ㆍ13 총선 참패 후 대구ㆍ경북(TK) 당선자들에게 아예 한달간 상경하지 말라며 자숙의 행보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 자신도 총선 참패 이후 서울로 올라오지 않은 채 지역구(경북 경산)에서 칩거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4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새로 당선되신 분들은 앞으로 선거운동을 한 달은 더 한다는 각오로 (지역민을) 일일이 찾아 뵙는 노력을 꼭 좀 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해단식에 참석했던 한 당선자는 21일 “최 의원이 당선자들에게 ‘아예 한달 동안은 서울 올라갈 생각하지 마라. 이렇게 참패했는데 올라가면 지역에서 욕 먹는다’고 말했다”며 “계속 돌아다니면서 민심을 달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TK 지역 당선자 대부분은 총선 이후 서울 발길을 끊은 채 지역구에 머물며 주민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과의 접촉을 끊으며 지역구에서 칩거중인 최 의원은 26일에 열리는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 참석 여부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참석 하더라도 잠깐 상경한 뒤 다시 지역구로 내려가 자숙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자숙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지역 민심을 달래는 한편, 총선 참패 책임론의 화살을 피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내 비박계 일각에선 최 의원을 겨냥해 ‘2선 후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한달 정도의 자숙 모드 후 최 의원이 TK 의원들과 함께 당권 도전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 의원 측은 “‘가능한 피하고 싶지만’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상황이 이렇게 되고 당이 위기에 빠지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총선참패 책임론 때문에 당권 도전을 피하고 싶지만, 친박계가 이번에도 당권을 장악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 국면에서까지 주도권 경쟁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는 고민이다. 한편 공천관리위원을 맡아 공천 파행의 책임을 지고 있는 친박계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석고대죄’의 의미로 수원에서 5일간 삼보일배에 돌입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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