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60주년 기념사진전’과 ‘성영록 개인전’ 함께 여는 김동원 대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1957년 첫 회를 치렀다. 이후 매년 빠지지 않고 열려 다가오는 2016년 7월, 역사적인 60회째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를 기념한 전시회가 5월 1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당대를 대표하는 미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눈요기감 사진전 정도로 짐작한다면 잘못 짚었다. 스타인터내셔널 및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이면서 이번 ‘대한민국은 아름답다’전의 기획로 나선 김동원 씨는 “60년 동안의 미스코리아 대회는 대한민국 산업과 문화의 변혁 과정이 녹아들어 있다”며 “현재의 관점에서 이를 재해석해 대한민국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 지향점을 모색해보려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유서 깊은 한류자산 활용해야
초창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한국전쟁을 치른 후 국가를 재건하고 끼니를 해결하는 문제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기 힘들었던 국민들이 잠시나마 시름과 노고를 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축제였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미미하고 다른 나라와 활발히 교류할 형편도 되지 못했던 상황에서 미스코리아는 각종 국제행사에 참가하며 국위를 선양하고 민간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그래서 김동원 대표는 미스코리아를 국가 차원에서 양성한 ‘한류의 원조’로 규정한다.
실제로 그 시절 미스코리아 입상자들은 광화문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쳤고 대통령 내외를 접견하는 등 국가의 주요 인사로 대접받았다. 1962년에는 첫 국제대회 입상자가 나왔고 1970년대 들어서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지상파 TV를 통해 중계되기 시작했다.
미스코리아는 선망의 대상이자 자타공인 ‘한국의 미(美)’를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고 1988년에는 장윤정 씨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그 위상과 인기를 격상시켰다.
미스코리아들이 연예계와 광고계, 방송계로 대거 진출해 맹활약하고 고현정, 오현경, 김성령, 이영현, 장은영, 궁선영 등이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미스코리아 대회는 곧 스타 등용문으로 통했다.
김 대표는 “미스코리아가 뷰티 콘텐츠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현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 토대를 마련한 셈”이라며 “최근에는 자기 계발과 사회 경험 차원의 미스코리아 지원이 늘면서 연예계만이 아닌 다방면의 사회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독특한 컨셉과 내용의 전시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획자다. 그런 그가 새삼 미스코리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뭘까? 그의 생업은 전시 기획이 아니다. 실내디자인과 가구 제조, 광고기획 등 다방면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면세점들이 그의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올해 방한 중국 관광객 800만 유치를 목표로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유인 수단이 한류 드라마나 K-팝, 연예인에 치우쳐있어요. 왜 훌륭한 한류 자산인 미스코리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관광산업 현장과 깊은 관계를 맺고 광고 기획 실무를 진행하며 콘텐츠의 부족함을 절감했다는 그는 반문했다.
미스코리아는 그 자체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자 관광자원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국내 면세점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잡겠다고 홍콩에 있는 전광판에까지 거액을 들여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데 정작 유서 깊은 한류의 원조로서 미스코리아는 산업 현장 어디서도 그 가치를 몰라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스코리아에 산업과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고 경쟁력 넘치는 한류 자산으로서 예전과 같이 미스코리아가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전시회에서는 각 시대별 유행과 사회적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미스코리아 관련 자료들이 공개된다. 역대 미스코리아들이 녹음한 작품해설 오디오 가이드가 준비됐고 실제로 몇몇은 현장에서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또 티아라를 비롯한 미스코리아 수상 소품을 직접 착용하고 실감나는 효과음과 함께 실제 무대에 오른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포토존 이벤트가 마련되고 첨단 영상기술인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해 미래의 미스코리아를 구현해보는 공간도 설치된다. 김 대표는 이 모든 전시와 이벤트에 뻔한 예상을 넘는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림과 음악과 체험이 있는 융복합 문화 이벤트
이번 전시회는 매화를 사랑하는 동양화가로 잘 알려진 성영록 작가 전시회와 병행 개최돼 더욱 관심을 모은다. 성영록 작가는 매년 매화가 필 무렵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봤던 매화를 특유의 감성과 전통적인 방식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유독 대기업 CEO들이 애호하고 칸영화제 진출작인 ‘무뢰한’과 ‘베테랑’ 등 유명 영화에도 등장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 ‘봄-하얗게 피어나다’ 전에는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는데 신세계조선호텔 성영목 대표이사를 비롯한 기업인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특별히 내주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또 매화 그림을 새긴 컵도자기 600여개로 연출한 거대한 꽃 모양의 정원을 거닐 수 있고 성영록 작가는 전시회 기간 매일 오후 3시부터 관객들을 직접 마주하고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경찰청 청소년문화발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동원 대표는 전시회 부대행사로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그림그리기 대회도 마련했다.
‘대한민국은 아름답다’전과 ‘봄-하얗게 피어나다’전을 잇는 가교로는 피아니스트 박경선 씨가 나선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영국왕립음악학교에 장학생 입학을 앞두고 있는 그의 피아노 연주가 온 공간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관객들은 자유롭게 두 전시회를 오갈 수 있다.
한마디로 이번 행사는 역사와 그림, 음악과 미디어아트 그리고 자연과 사람이 있는 오감만족의 체험형 문화 이벤트다. 크로스오버 공연 기획에 일가견이 있는, 단선적 전시보다 장르 간 융복합을 통한 신개념 전시회를 추구해 온 김 대표가 자신의 장기를 아낌없이 발휘한 셈이다.
그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도움 덕에 유례없이 다채로운 소재와 문화가 있는 전시회를 기획할 수 있었다”며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찾아 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동시에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쌓고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현 뷰티한국 기자 kbeauty7243@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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