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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친환경'이야!

입력
2016.04.22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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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경영 지향하는 화장품 업계

최근 글로벌 화장품업계 화두는 ‘지속가능 경영’이다.

사전적 의미로 지속가능 경영이란 경제적 신뢰성,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감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영을 가리킨다.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통해 공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기업의 생존과 성장도 가능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지속가능 경영에서 화장품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환경적 건전성’이다. 지구환경 오염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4월 22일 지구의 날이 다가오면서 이 같은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보호, 동물실험 반대 등

조화로운 세상 위한 움직임 활발

환경적 건전성을 확보해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고자 하는 화장품 기업은 많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닥터 브로너스다. ‘땅에서 나온 것은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브랜드 신념을 바탕으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100% 자연에서 무해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만을 제조한다.

대표제품 ‘퓨어 캐스틸 솝’의 경우 미국 농무부 USDA 오가닉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한 원료를 사용한다. 또 자연분해도가 낮은 합성 계면활성제 대신 박테리아에 의해 100% 자연분해 천연 계면 활성제를 활용함으로써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게 브랜드 측 설명이다.

아베다 역시 환경을 생각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화장품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아베다는 화장품 업계에서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1989년에는 기후 변화, 물 부족 및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단체 CERES 원칙을 따르는 첫 번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브랜드는 현재 100% 풍력 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원료에서 생산까지 생태계의 지속성에 부합하고 쓰레기 방출을 지양하는 제품 생산, 기업 운영 철학을 지켜 나감으로써 10개 이상의 제품에 ‘크래들 투 크래들(Cradle to Cradle)’ 인증을 수여 받기도 했다. 현재는 4월 지구의 달을 기념해 ‘라이트 더 웨이’ 캔들을 판매 중이다. 100% 자연 유래 소이 왁스로 제작했고 100% 재활용된 유리병과 90%의 재활용지(PCR)로 제작된 패키지를 사용했다. 모든 판매 수익금은 NGO 단체 ‘글로벌 그린 그랜츠 펀드’에 기부할 예정이다.

러쉬는 ‘환경, 동물, 사람이 조화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이념 아래 동물 실험 반대, 과대 포장 반대,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원재료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포장에 있어서도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일례로 대표제품인 비누의 경우 큰 비누덩어리를 일부 잘라 비닐 봉지에 담아 판매한다. 불필요한 포장을 생략함으로써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프리메라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그린 뷰티 라이프’를 캐치 프라이즈로 내세우는 브랜드다. 브랜드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대표적인 부분은 패키지다. 패키지의 경우 재활용 산림자원을 활용(FSC 인증)하고 단상자 인쇄에는 천연 콩기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 특히 제품의 단상자 위에 설명서를 인쇄해 불필요한 자원 손실을 줄이고 있다.

이 브랜드는 2012년부터 매년 지구의 달 4월을 맞아 ‘지구사랑’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지구사랑 캠페인은 ‘러브 더 얼스(Love the Earth) 생태습지 캠페인’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생태습지의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담아낸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 리미티드 에디션’ 2종을 함께 출시했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생명다양성재단의 ‘생태습지 보전 프로젝트’를 위한 활동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아로마티카 역시 지구의 생태학적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유기농 인증기관인 에코서트, 코스모스 기준에 적합한 원료만을 사용한다. 나아가 원료의 기원이 멸종위기 종으로부터 유래하지 않아야 하며 28일, 70% 이내 생 분해가 가능한 원료만을 활용한다는 게 브랜드 측 설명이다.

포장에 있어서도 100% 재생 가능하고 환경 호르몬 검출 우려가 없는 유리용기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불가피 하게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로 PET, PP, PE, SAN 등 재생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소재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환경오염 유발 물질 도마 위 친환경 용기에 대한 관심 대두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환경오염 유발 물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크로 비드, 일명 플라스틱 스크럽제를 들 수 있다. 이 성분의 해양오염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해당 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친환경 필링제품이 역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 비드는 지름 1mm 이하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구슬로 치약, 각질제거제 등의 주요성분으로 쓰인다.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하수처리 시설에서 여과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플라스틱 스크럽제 논란이 일자 화장품업계는 발 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마이크로 비드 사용 금지를 선포하고 해당 성분을 천연성분으로 대체하는 등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이미 ‘친환경 제조’에 초점 맞춰 마이크로 비드 대신 천연성분 알갱이로 대체한 제품도 다수다.

일례로 조성아22의 ‘레몬 에너지 클렌징 세럼’은 레몬추출물과 함께 블루베리, 브로콜리, 토마토, 녹차 등 슈퍼푸드 성분을 녹색 그래뉼 캡슐 알갱이에 담아냈다. 마이크로 비드 대신 들어간 캡슐 알갱이가 묵은 각질은 물론 피지, 피부 요철까지 깨끗하고 말끔하게 덜어낸다.

카다리스의 ‘뮤자클린 필링제’는 조조바 식물에서 얻은 지질로 이뤄진 100% 천연성분 조조바 알갱이를 마이크로 비드의 대체 성분으로 함유하고 있다. 물에 녹아 자연분해 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브랜드 측 설명이다.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관심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용기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는 한편 포장재 용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화장품업계에 불필요한 포장재 용기가 일반화돼 있으며 이것이 결론적으로 자원 낭비, 환경오염을 초래한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는 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이 시중 화장품의 포장현황을 조사한 결과 내용물 부피 대비 용기 체적이 5배인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친환경 패키지에 방점을 찍고 일찍이 연구개발에 나선 LG생활건강은 ‘숨37 시크릿 리페어 컨센트레이트’를 통해 ‘4회 친환경 패키징 공모전’ 대상인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용기 중량을 75%로 감량하고 이를 통해 용기 제작 투자비를 1/3로 낮췄다. 또 포장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용기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포장재 사용량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마련된 ‘다양한 수준의 미래 트랜드’ 컨퍼런스에서 강연자로 나선 퓨처터치 창립자이자 아시아 총괄 이사 앙토아네트 반 덴 베르는 화장품업계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인류의 무분별한 소비가 지구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내세웠다.

앙토아네트는 이 자리에서 “최근 소비자들도 이같은 내용(환경적 건전성)을 인지, 스스로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기업에게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며 “화장품업계도 이러한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친환경에 초점 맞춰 내용물과 용기를 만드는 한편 불필요한 소비 조장은 지양해야 한다. 소비자 의식이 향상되고 있다는 걸 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보라 뷰티한국 기자 bora@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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