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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올리기 쉬워진 영어… 중위권에겐 도약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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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올리기 쉬워진 영어… 중위권에겐 도약의 기회

입력
2016.04.2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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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

90점 이상이면 1등급 확보 가능

영어 중간 수준인 학생에게 유리

대학들 정시 영역 반영비율 조정

이대 제외하면 비중 대폭 축소

수시 최저학력 충족은 수월해져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등급 산정 기준 또한 기존 표준점수 백분위 비율에서 원점수 구간으로 바뀐다. 상대평가 체제에선 표준점수가 상위 4% 이내면 1등급, 4~7%면 2등급을 받았지만, 절대평가 체제에선 순위와 관계없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은 1등급, 80점 이상~90점 미만은 2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과도한 점수 경쟁을 완화하고 영어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것이 수능 영어 절대평가 취지다.

대학별 수능영어 반영 제각각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따라 주요 대학들은 201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 방법을 바꿔 영어 반영비율 조정에 나섰다. 서울대, 고려대는 수능 총점을 국어, 수학, 탐구 영역으로만 산출하고 영어는 감점 형태로만 반영하는 전형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정시 지원자는 영어 1등급이어야 감점이 없고 2등급부터는 등급 간 0.5점씩 최대 4점(9등급)이 수능 총점에서 깎인다. 고려대 역시 영어 2등급 이하에 대해 등급 간 2점씩 최대 15점을 감점한다.

기존 방식대로 영어 영역을 수능 총점 산출에 포함하는 대학들은 각자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영어 영역을 100점 만점(1등급)으로 설정하고 등급 하락 때마다 감점하는 방식을 공통적으로 택했지만 감점 폭의 차이가 제각각이다. 서강대는 1등급 내려갈 때마다 1점씩 깎는 반면, 연세대는 2등급일 때 5점, 3등급 7.5점, 3등급 12.5점 등 등급 간 감점 폭을 최대 20점까지 늘린다. 이화여대는 영어 영역 만점을 250점으로 정하고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갈 때마다 10점을 깎아 최고(1등급)-최저(9등급) 점수차가 80점에 이른다.

감점 폭을 감안할 때 이들 대학 입시에서 수능 영어가 갖는 영향력은 이화여대>연세대>성균관대ㆍ한양대>서강대>고려대>서울대 순으로 클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ㆍ국어ㆍ탐구 영향력 강화될 듯

전형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이화여대를 제외한 주요 대학은 영어 절대평가의 입시 반영 비중을 대폭 낮춘 형국이다. 2016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한 등급 컷(표준점수 기준)은 1등급 126점, 2등급 116점, 3등급 107점으로 등급 간 점수 차가 10점 가량이지만, 2018학년도 전형안에선 이 차이가 대학별(이화여대 제외)로 최소 0.5점(서울대), 최대 7.5점(연세대)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들 대학 대부분은 2017학년도 수능 총점에서 20~30%를 차지하는 영어 영역 비중을 2018학년도에는 10%대로 대폭 낮춰 영어의 입시 영향력을 한층 약화시켰다.

이런 현상은 수능 영어의 변별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대학들의 공통 인식에 바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5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원점수가 90점 이상인 학생 수는 서울 시내 대학 정원보다 많은 9만명에 달했다. 지금도 영어 1등급이 아니면 상위권 대학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영어의 영향력 축소에 따라 국어, 수학, 탐구 등 다른 수능 영역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대학들은 인문·자연 계열 모두 수학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수학 영역은 문항별 배점이 다른 영역에 비해 높고 학생 간 실력 차도 큰 터라 2018학년도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인문계열은 수학, 국어, 탐구 순으로, 자연계열은 수학, 탐구, 국어 순으로 가중치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위권 학생엔 여전히 영어 중요

반면 중위권 학생들에겐 영어 과목의 중요성이 오히려 커질 전망이다. 수능 난이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한다면 현행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 체제가 영어 등급을 높이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영어 3, 4등급을 받는 수준이라면 1, 2등급으로 끌어올려 상위권 대학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영어 절대평가 등급 간 감점 폭이 3등급 이하부터 확대되는 대학이 많다는 점에서도 수능 영어는 중위권 대학 입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정시보다는 수시 전형에서 영어 절대평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특히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에서 그렇다. 예컨대 최저학력 기준으로 ‘2개 영역 합 4 이내’를 요구하는 대학이라면 영어에서 1등급을 확보하고 다른 영역에서 등급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처럼 현행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2018학년도에도 유지하는 대학에 지원한다면 기준을 충족하기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도움말=메가스터디, 종로학원하늘교육, 유웨이중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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