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의 베테랑 김대섭(35ㆍNH투자증권)이 2016 시즌 개막전에서 화끈한 버디 쇼를 펼치며 코스 레코드 타이를 기록했다.
김대섭은 21일 경기 포천의 대유 몽베르CC 브렝땅ㆍ에떼 코스(파72ㆍ7,158야드)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이날 경기는 짙은 안개 때문에 5시간 지연된 끝에 시작됐지만 시즌 개막전을 맞는 선수들의 열기를 떨어뜨리지는 못했다. 특히 한국 남자 골프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김대섭은 이날 지난해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한 샷 감각을 앞세워 버디 쇼를 펼쳤다. 김대섭은 아마추어 시절에 2승, 프로로 전향한 뒤 8승을 올린 KPGA 투어의 강자다. 김대섭이 기록한 8언더파는 2007년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 오픈에서 박성국, 2008년 같은 대회에서 방두환이 세운 코스 레코드와 타이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대섭은 12번홀(파5)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것을 신호탄으로 15번홀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후반 들어서도 버디 4개를 추가한 김대섭은 퍼트 수 26개를 기록하는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김대섭은 이날 ‘숏게임의 마법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안정적인 숏게임을 앞세워 버디 사냥을 벌였다. 김대섭은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짧고 그린 적중률은 떨어져도 숏게임과 퍼팅 감각으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난해 김대섭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59.50야드로 하위권인 104위다. 하지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1.79개에 불과하고, 특히 그린을 놓쳤을 때 파를 잡아내는 리커버리 부문은 67.08%로 2위다. 김대섭은 “지난 겨울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가족과 함께 전지훈련을 가 열심히 연습했다”며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 퍼터까지 3박자가 척척 맞아 버디도 많이 잡고 큰 위기 없이 라운드를 마쳤다”고 말했다. 우승은 많이 했지만 시즌 상금왕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김대섭은 “출발이 좋은 만큼 올해는 꼭 상금왕을 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한국 남자 골프의 대표적인 장타자인 김대현(28ㆍ캘러웨이)은 김대섭과는 다르게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했지만 화끈한 공격 골프를 선보이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김대현은 이날 보기 3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9개를 몰아쳐 6언더파 66타로 김대섭을 2타차로 추격했다. 김대현은 지난해 9월 매일유업 오픈 우승 이후 6개월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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