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사진=OSEN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실점을 허용했지만 첫 홀드를 기록했다. 첫 '숙제'도 함께 받아 들었다.
오승환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등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2경기 연속 등판이었지만 1이닝 동안 3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2실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전까지 7경기에서 지켜온 무실점 행진도 8경기 만에 깨졌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등판을 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가 4-1로 앞선 7회초, 시카고 컵스의 공격이 끝난 뒤 쏟아지는 비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는 3시간 21분이 지나서야 재개됐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두루 경험했던 베테랑 오승환이지만 '빅리그 초보'에게는 너무도 낯선 긴 대기 시간이었다. 3시간이 넘도록 경기가 우천 지연되면서 대기를 하고 있던 오승환의 몸도 무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8회초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전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간 7경기에서 7⅔이닝을 던지며 안타는 단 1개를 맞았지만 이날은 잘 맞은 타구가 계속해서 나오는 등 '무한 대기 시간'의 여파를 보여줬다. 빅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산을 확인한 셈이다.
오승환은 첫 타자였던 좌타자 덱스터 파울러에게 1루수 강습 내야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제이슨 헤이워드와 7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볼넷을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후속 벤 조브리스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1사 1·3루가 됐지만 앤서니 리조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내줘 실점을 했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실점이다.
계속된 1사 1,3루 위기에서는 크르시 브라이언트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그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또 다시 1실점했다. 오승환은 2사 1루에서 토미 라 스텔라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길고 길었던 8회를 끝냈다. 오승환의 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는 4-3으로 쫓겼지만 8회말 한 점을 더 뽑아내면서 5-3으로 이겼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홀드를 따냈지만 그간 '0'으로 지켜왔던 평균자책점은 2.08로 뛰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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