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사용에 대한 책임은 카드사가 부담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와 밴(VAN)사, 밴 대리점이 내달 1일부터 5만원 이하 카드결제에 대해 무서명 거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고객은 5만원 이하로 거래에 대해서는 결제 시 본인확인을 위한 서명을 하지 않아도 되며, 가맹점은 카드 고객의 서명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무서명 거래에 따른 부정 사용에 대한 책임은 카드사가 부담토록 했다.
카드사들은 이달 중 무서명거래 시행에 대한 가맹점안내문을 공동으로 발송하고, 내달 1일부터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가맹점별 단말기 프로그램 수정을 위해서는 약 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때까지는 계속 서명을 요구하는 가맹점들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서명 거래가 늘어나면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해야 하는 전표매입 비용 부담이 줄지만, 반대로 전표 매입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밴 대리점은 타격을 입게 된다. 이 때문에 밴 대리점 업계는 5만원 이하 거래에 대한 무서명 거래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반면, 카드사들은 밴 대리점의 수수료는 밴 대리점이 계약을 맺는 밴사와 협의해야지 카드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맞서왔다. 밴 대리점들이 5만원 이하 카드 전표 수거로 얻는 수익 규모는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평행선을 긋던 카드사ㆍ밴사ㆍ밴대리점 등은 최근 회의에서 비용을 3자간 분담하기로 합의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밴대리점의 손실을 50%까지 보전하고 나머지는 밴사와 밴대리점이 분담하는 것으로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신협회는 "무서명 거래의 시행으로 거래가 간편해져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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