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소송액ㆍ참여 규모 결정
영국 본사 상대 소송도 검토
옥시 전현직 임원 내주 소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한다.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전 직원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다음주부터 전ㆍ현직 핵심 임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4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ㆍ판매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손배소를 논의한다고 21일 밝혔다. 임시총회에서 소송액과 참여 규모를 결정하고, 옥시의 모기업인 영국 레킷벤키저 본사를 상대로 한 외국 소송도 검토할 방침이다.
집단소송 참여자는 피해자 중 민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들이다. 2012~14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개별 손배소 사건은 9건, 원고는 90여명 수준이다. 소송에는 2014년 3월, 2015년 4월 2차례에 걸쳐 정부가 발표한 피해 인과관계 조사 결과에서 3단계(가능성 낮음), 4단계(가능성 없음)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단계(거의 확실), 2단계(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은 정부로부터 의료비나 장례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3, 4단계 피해자들은 자비로 치료비를 부담해 왔다. 조사 대상 530명 중 3, 4단계 판정이 절반 이상(303명)이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피해자 중에서도 소외된 사람들이 있어 소송을 시작했다”며 “승소해서 받는 배상금은 피해자를 위한 기금 조성에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10여명이 소송 대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옥시에서 소비자 민원을 담당했던 전 직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소비자들이 살균제의 부작용을 호소하며 옥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삭제된 경위와 상부의 지시에 따랐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22일에는 제품의 유해성을 알면서도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다’는 취지의 광고를 한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옥시 측 광고 담당 직원 3명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다음주에는 옥시의 전ㆍ현직 핵심 임원들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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