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4번 타자 정의윤(30)이 해결사 능력을 뽐내고 있다. 팀이 점수를 필요로 하는 순간 어김 없이 타점을 올린다. 안타는 17개뿐인데 타점은 20개다. 정의윤은 20일 인천 넥센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9-1 완승에 힘을 보탰다. 전날 4타수 무안타 부진을 깨끗이 만회하고 타점 1개를 추가해 부문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SK는 시즌 10승(6패) 고지를 선두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밟고 2위에 자리했다. 팀 타율 꼴찌였던 타선은 모처럼 13안타를 몰아쳤고, 시즌 6호이자 올해 팀 1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정의윤은 올해 기량을 활짝 꽃피우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LG를 떠나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 입단 11년 만에 가능성을 보였다. 2015년 전반기 타율 0.258에 홈런 없이 7타점에 그쳤지만 후반기 SK에서 4번 타순에 고정돼 타율 0.342(193타수 66안타) 14홈런 44타점을 수확했다. 박병호(30ㆍ미네소타)가 LG 유니폼을 벗고 넥센에서 한국 최고 4번 타자로 올라선 것처럼 정의윤도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올해 정의윤은 팀이 정말 필요로 했던 존재가 됐다. 19일까지 득점권 타율은 0.444(16타수 7안타)에 달했다. 타점도 13개를 쓸어 담았다. 이번 시즌 터트린 4개의 홈런 역시 순도가 높았다. 2개 대포는 팀이 1점 리드한 상황에서 나왔고, 1개는 2점 리드 때 터졌다. SK는 정의윤이 홈런을 친 4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20일 경기에서도 정의윤의 타점 본능은 이어졌다. 팀이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1ㆍ2루에서 우전 안타로 2루 주자 박재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때 넥센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까지 나와 1루 주자 최정도 홈을 밟았다. 6-0으로 크게 앞선 7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정의윤은 경기 후 “득점 상황이 생기면 욕심이 생겨 오히려 제대로 된 타격을 못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득점권에서 욕심을 버리려고 한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고 있는데 이 점이 타점을 많이 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에서는 LG가 NC를 6-3으로 눌러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LG는 3-3으로 맞선 3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유강남이 상대 선발 스튜어트에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끌고 왔다. LG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는 8회 솔로포를 때려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NC는 LG(6개)보다 5개 더 많은 11안타를 때려내고도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광주에서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성이 KIA를 2-1로 이겼다. 수원에서는 두산이 장단 16안타를 때려내며 kt를 13-4로 꺾고 7연승을 질주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한화를 10-4로 이겼다. 한화는 7연패.
인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수원=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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