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포함 브로커 9명 검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성형수술을 알선한 한중 브로커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브로커를 통해 고객을 유치한 병원들은 수수료를 수술비에 떠넘겨 피해는 고스란히 관광객에게 돌아갔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국내 유명 성형외과에 소개해 주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의료법 위반)로 중국인 W(34)씨와 한국인 김모(39)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와 내과 각 1곳에 관광객 60여명을 알선한 대가로 수술비의 10~50%에 해당하는 수수료 9,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성형외과에선 600만원의 수수료를 브로커에게 주고 1,200만원짜리 수술을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중국인 브로커 A(28)씨의 경우 20여명의 환자를 유치하고 2,500여만원의 수수료를 타내기도 했다.
조사 결과 브로커들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국내 병원에 소개하려면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1억원 이상 자본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국내 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료법 규정을 모두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W씨 등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성형외과 간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점을 노렸다. 병원 측은 이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수술비 일부를 깎아준다며 신용카드 대신 현금결제를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들이 치밀하게 불법을 조장한 정황도 포착됐다. 해당 병원들은 1대1로 브로커를 관리했고, 병원마다 수술비가 천차만별인 점과 의료행위는 정찰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외국인 환자에게 훨씬 비싼 가격을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술 부작용이 있는 환자는 없다”면서도 “브로커들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이 잘못되더라도 환자는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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