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東區)는 명칭과는 달리 인천의 서쪽에 있다. 남구(南區)는 인천의 가운데에서 조금 아래 쪽에 있고, 서구(西區)는 계양구와 부평구의 좌측에 있지만 북쪽에 더 가깝다.
이들 행정구역은 인천시청이 중구 신포동 현 중구청 자리에 있을 때 시청을 기준으로 정했다. 시청이 1983년 현재 남동구 구월동 자리로 이전했으니 벌써 수십년 전 일이다. 그 사이 바다를 메워 영종도는 더 넓어지고 송도국제도시는 새로 생겨났고, 검단도 경기 김포시에서 인천으로 편입됐다.
자치구의 명칭은 1995년 한차례 변경이 추진됐으나 북구만이 부평구로 바뀌었을 뿐 다른 곳은 손대지 못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동구와 남구, 서구와 함께 ‘자치구 명칭 변경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자치구 명칭 변경을 10년 만에 재추진하는 것이다. 당시 동구와 남구부터 명칭 변경을 우선 추진하고 서구는 시기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시는 동구, 남구와 공동으로 2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인천의 지명과 행정구역 명칭의 브랜드 가치’라는 주제로 행정구역(자치구) 명칭 변경 토론회를 연다.
시는 6월 말까지 자치구 새 명칭을 공모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한다. 또 8월 말까지 구의회와 시의회의 동의를 얻은 뒤 9월 중 행정자치부에 동구와 남구의 명칭 변경을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 남구의 새 명칭은 ‘문학구’, 동구는 ‘화도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일 “행자부에서 자치구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국회를 거쳐 공포되면 해당 구에서 후속조치에 착수해 최종적으로 명칭을 바꾸게 된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까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1개 도시개발사업 구역이 2개 자치구로 나눠져 혼란을 겪는 등 행정구역이 겹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6곳의 경계 조정도 추진한다.
대상은 ▦옥골 도시개발사업,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남구·연수구) ▦도원역, 신동아주택조합 A신축부지(남구·동구) ▦KT인천지사 부지(남구·남동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남구·중구)이다.
시는 이달 말까지 경계 조정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중 자치구간 합의를 통해 조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경계 조정을 위한 법령 제정은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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