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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한 남편 뜻 기려 전 재산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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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한 남편 뜻 기려 전 재산 기부

입력
2016.04.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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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광수씨.
고 최광수씨.

남편과 사별한 부인이 남편이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학교에 2억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20일 청주 상당고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류덕희(69)씨가 지난달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학교 계좌로 2억원을 송금했다. 류씨는 “남편의 뜻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장학금 기탁 취지를 전했다. 상당고는 류씨의 남편 고(故)최광수(2011년 7월 작고)씨가 1998년 명예퇴직으로 교직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학교다.

28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한 최씨는 마지막 교단을 지켰던 상당고 제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퇴직 후 2008년까지 해마다 1,000만원씩 1억 1,000만원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고교, 대학시절에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친 최씨는 평소 “언젠가 세상에 신세를 갚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장학금은 퇴직금 이자와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일하며 받은 임금을 보태 마련했다. 학교측은 ‘최광수 장학금’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22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최 교사의 뜻은 부인이 이어가고 있다. 그가 작고한 뒤 2011년 9월부터 부인 류씨는 다달이 120만원씩 상당고에 장학금을 전하고 있다. 그러다 이번에 전 재산인 2억원을 모두 다 내놓은 것이다. 류씨는 현재 서울의 한 실버타운에서 생활하고 있다.

상당고는 류씨가 낸 장학금을 종자돈 삼아 ‘최광수 장학재단’을 설립할 참이다.

이 학교 김병규 교장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여사님을 찾았는데 아주 허름한 옷을 입고 계셨다”며 “두 분의 숭고한 뜻을 기려 어려운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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