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가 밀반입.. 사업설명회 열어
강남 유흥가 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신종 마약, 일명 ‘신의 눈물(Tears of God)’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신종 마약을 미국에서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이모(40)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씨 등에게서 마약을 구입해 흡입한 전모(30)씨 등 2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학원강사인 이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제조된 액체 성분의 마약 4,530㎖(4억원 상당)를 국내로 들여온 뒤 판매해 1억2,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반입된 마약은 2만3,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신의 눈물은 대마 계열의 신종 마약류(XLR-11)다. 환각 효과가 일반 대마보다 6배 강한 데다 냄새가 나지 않고 담배에 묻혀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유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신의 눈물이라는 이름은 미국 국적의 제조자 A씨가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XLR-11은 보통 가루 형태로 유통되는데 액상 형태로 발견된 건 국내에선 처음이다.
조사 결과 이씨는 A씨로부터 손세정제로 위장한 신의 눈물을 국제우편으로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마약을 안약통에 4㎖씩 넣은 뒤 퀵서비스를 이용해 개당 25만~35만원씩 받고 팔았다. 그는 유학생과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클럽을 찾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신의 눈물을 홍보했다. 심지어 서울 신촌의 한 바에선 사업설명회까지 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중남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약을 판매하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지인 박모씨의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며 “박씨와 A씨를 검거하기 위해 미국 마약단속청(DEA)과 공조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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