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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복당(復黨)정치

입력
2016.04.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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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친박근혜 인사들은 이번 총선 비박계 공천 몰살 못지 않은 공천 학살을 당했다. 속절없이 이를 지켜봐야 했던 박근혜는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피울음을 토했다. 공천탈락자들이 탈당해 ‘친박연대’라는 기상천외한 이름의 정당과 ‘친박 무소속 연대’를 결성해 총선에 뛰어들자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세요”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은 한나라당 소속이면서 당 밖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해당행위였지만 그렇게 총선을 치렀다.

▦ 선거 결과 친박연대는 지역구 6석 비례대표 8석 등 14석, 친박무소속 연대는 지역구 12명 당선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모양은 이상했지만 어쨌든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면모를 또 한번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후 박근혜가 전력을 기울인 건 친이계를 상대로 한 이들의 복당(復黨) 투쟁. 광우병 촛불시위로 이명박 정부가 바람 앞 등불인 상황에도 복당만을 외쳐 일부 네티즌들로부터‘복당녀’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2002년 대선 전에는 그 자신이 이회창 후보의 제왕적 행태에 반발해 탈당했다 9개월 만에 복당한 일도 있다.

▦ 4ㆍ13 총선 후 정국에 무소속 당선자 복당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새누리당은 정체성을 문제 삼아 밀어냈던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 등이 복당 신청서를 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무적 판단’에 따라 컷오프 한 이해찬(세종시) 의원이 복당을 원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참패 다음날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을 결의했지만 자신들을 제2당으로 끌어내린 총선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무엇보다 유 의원을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고 심판을 촉구했던 박 대통령의 의중이 변수다.

▦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은 당 대표를 향해 “죽여버려”막말 녹취록 파문을 일으켜 새누리당 참패의 한 요인을 제공한 경우다. 그런 그를 슬그머니 복당시키는 건 국민 우롱이다. 친노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의 더민주 복당은 절차도 간단치 않지만 친노ㆍ운동권 색채 지우기에 앞장선 김종인 대표와의 갈등을 키울 소지가 농후하다. 더민주 공천 배제로 무소속 출마한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은 현재로선 복당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얽히고설킨 각당의 복당정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이계성 논설실장 wk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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