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를 비롯한 IT업계가 음악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우며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멜론을 인수한 카카오를 비롯해 게임음악 전문 브랜드를 론칭한 넥슨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음악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 넥슨, 게임음악 브랜드 '네코드(NECORD)' 론칭
넥슨은 '네코드(NECORD)'를 통해 게임사 최초로 음악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다. 게임 음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저변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 넥슨 제공
'네코드'는 '넥슨(NEXON)'과 음반을 상징하는 '레코드(RECORD)'의 합성어로, 감성적인 게임음악 전문 레이블(LABEL)을 표방하고 있다. 넥슨은 네코드 브랜드를 통해 자사에서 제작한 음원을 발매하고 메이킹 영상, 공연 및 연주 등 다양한 음악 콘텐츠 공식 채널을 운영한다.
먼저 북미·일본 메이플스토리의 OST 앨범인 'Masteria through Time'과 '인연의 붉은 실'을 각각 발매했고 오는 28일 국내 메이플스토리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2곡을 담은 앨범 '데미안'을 출시한다.
해당 음원은 네코드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necordmusic) 및 유튜브(bit.ly/necordmusic)를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멜론, 엠넷, 벅스 등 주요 음원 사이트와 아이튠즈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김달우 넥슨 사운드팀장은 "음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게임 유저와 리스너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소통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게임 음악의 인식을 제고하고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 카카오뮤직-멜론 손에 쥔 카카오
지난 1월 음악 콘텐츠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취득한 카카오는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Melon)'을 품게 됐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음원 플랫폼에서 카카오뮤직과 멜론을 따로 운영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카카오뮤직은 카카오톡, 카카오뮤직 등 소셜 서비스를 통해 친구들과 음악을 공유하는 콘텐츠다. 지난달 30일 4.0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홈-뮤직으로 이어지는 2가지 구성을 픽(PICK)-친구-뮤직룸-스토어 등 4개의 콘텐츠로 분할했다.
▲ 카카오 제공
픽은 이용자 취향에 맞는 음악 추천 기능으로 최근 IT업계에서 주목받는 큐레이션 형태의 서비스다. 추천음악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더불어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친구들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친구'와 내가 보유한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는 '뮤직룸'을 통해 소셜 기능 및 편의성을 강조했다. 뮤직룸에서는 친구가 들었던 음악과 자신이 '좋아요'를 누른 음원을 확인할 수 있다. '스토어'도 운영해 다양한 음원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밖에 음악에 따른 배경색상의 변화와 더불어 앨범 이미지를 전체 화면으로 넓히는 디자인 개편도 이뤄졌다.
▲ 카카오 제공
한편 멜론은 2,800만 회원이 가입한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이다.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할 당시 업계에서는 카카오뮤직과 멜론의 통합 서비스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러나 카카오와 로엔 측은 양대 플랫폼을 각기 운영할 것을 공고히 밝히면서 카카오뮤직은 소셜 기능을, 멜론의 경우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 NHN엔터, 벅스 시너지 전 분야 확대
NHN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음원 포털 '벅스(BUGS)'를 통해 다양한 산업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벅스의 전신은 네오위즈인터넷으로 2002년 6월 설립 이후 온라인 채팅 '세이클럽' 등을 운영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5월 네오위즈홀딩스가 보유한 주식과 제3자 배정 신주 등 총 600만주가 넘는 지분을 인수하며 벅스를 품에 안게 된다.
현재 벅스는 국내에만 2,0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며 멜론과 함께 양대 음원 포털로 자리잡았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벅스와의 연계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MBC 음악 예능 '복면가왕'에 이어 SBS 음악 버라이어티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의 메인 협찬 계약을 체결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월 990원에 음원 스트리밍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니나노클럽'을 론칭하며 다양한 가입자를 유치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국내 음악 서비스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 벅스 앱을 기본 탑재해 '벅스 실시간 TOP100' '최신 앨범' 등의 메뉴를 간단한 터치만으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글로벌 콘텐츠·에듀테크 기업 스마트스터디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유아교육 브랜드 '핑크퐁'의 220개 음원과 뮤직비디오 34편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키즈 산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냉장고에서 구동되는 벅스 앱(왼쪽)과 콘텐츠. NHN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술적으로는 고음질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애플 iOS 버전의 벅스 앱에서도 DLNA 기술 지원을 시작했다.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는 동일한 와이파이 네트워크 내에 있는 기기 사이 콘텐츠를 전송하는 기술로, 블루투스와 비교해 음원 전송 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하고 넓은 유효거리를 제공하는 차세대 솔루션이다.
IT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자체 음원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면서 서비스 분야를 넓히고 있다"며 "음원 시장이 다운로드 방식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면서 이들이 구축하는 음원 플랫폼도 다기능이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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