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면 한국은 자체적인 핵무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인준청문회에서 존 매케인(공화당ㆍ애리조나) 군사위원장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면 한국이 자체적 핵무기 역량 개발에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간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브룩스 지명자는 “현 시점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지난해 주한미군 인적 비용의 50% 가량인 약 8억8,000만달러(약 9,158억원)를 부담하는 등 한국이 분담금에서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특히 브룩스 지명자는 매케인 위원장이 ‘(미군의) 주둔비용을 감안할 때 한국에 주둔하는 것보다 미국에 주둔하는 게 비용이 더 많이 드느냐’고 묻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서는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한미 동맹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MD)를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반대에 대해서는 “사드 배치는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과의 소통을 통해 (사드 배치가) 중국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2014년 말 소니 픽처스를 해킹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능력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가장 잘 조직돼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 청문회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한미일 3국이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셀 차관보는 대북제재가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도 옥죄는 등 추가적 대북제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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