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6)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리우올림픽에서 조별리그 통과뿐 아니라 8강 토너먼트 이후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 조 추첨에 참석하고 현지 경기장 등을 둘러본 뒤 20일 귀국한 신 감독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D조 1위가 예상되는 아르헨티나를 (8강에서) 피하려면 우리가 조 1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C조의 한국은 피지, 독일,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는 역시 독일이다. 신 감독은 “조 추첨에 앞서 분데스리가에서 독일 올림픽팀 선수들을 살펴봤다. 유소년 시스템이 잘 정착된 독일은 올림픽팀도 국가대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독일을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후보로 꼽겠다”면서도 “그래도 무난한 조 편성이다. 최악은 피했다”고 평가했다.
조 선두 등극을 위한 시나리오도 공개했다.
일단 첫 경기에서 피지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피지는 오세아니아 대륙의 최강자 호주가 아시아 대륙으로 ‘호적’을 옮기고 두 번째 강자인 뉴질랜드마저 징계로 탈락하면서 어부지리로 티켓을 딴 팀이다. 한국뿐 아니라 멕시코와 독일도 피지를 확실한 1승 제물로 보고 있다. 신 감독은 “독일과 멕시코는 1차전에서 서로 최선을 다해야 할 거다. 반면 우리는 피지와 경기에서 전력을 좀 감추면서 이겨야 한다. 그리고 나서 독일과 2차전에 모든 것을 쏟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1ㆍ2차전에서 일찌감치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 뒤 부담 없이 3차전을 소화해 1위로 8강에 오른다는 계산이다.
한국은 8강에서 D조 1ㆍ2위 중 한 팀과 만난다. 아르헨티나가 1위, 포르투갈이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예선 통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 1위로 올라가야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피할 수 있고 목표(동메달) 달성도 수월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이야기에 신 감독은 말을 아꼈다. 손흥민(24ㆍ토트넘)이 일찌감치 낙점을 받은 가운데 홍정호(27ㆍ아우크스부르크)와 장현수(25ㆍ광저우R&F)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 구상은 어느 정도 끝냈지만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국가대표 감독과 기술위원장, 기술위원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거의 출전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라 분위기만 잘 타면 폭발력이 상당할 것이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올림픽팀은 5월 30일 소집해 1주일 간 담금질을 하며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영종도=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올림픽대표팀 리우올림픽 본선 일정(한국시간)
vs 피지 - 8월 5일 오전 5시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치 노바
vs 독일 - 8월 8일 오전 4시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치 노바
vs 멕시코 - 8월 11일 오전 4시 브라질리아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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