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달라졌지만 ‘끝판대장’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위용은 여전하다. 빅리그도 오승환의 구위에 깜짝 놀라고 있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오승환은 빅리그 첫 해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 시즌 6경기에 나가 6⅔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5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11개를 빼앗았고, 피안타율은 0.053,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0.90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오승환이 상대한 타자가 25명에 불과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오승환의 압도적인 피칭에 집중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팬그래프닷컴은 19일 ‘오승환은 진정한 언히터블’이라며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오승환의 공을 보고도 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최소 25명의 타자를 상대한 투수들을 기준으로 오승환의 Z-Contact%(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공을 맞힌 비율)는 38.7%에 불과하다. 오승환의 공이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더라도 상대 타자들 중 절반 이상은 때려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오승환의 공을 때려낸 비율인 콘택트율 역시 41.2%에 불과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공을 ‘안 맞는’ 투수인 셈이다. 이 부분 2위 크레그 킴브럴(보스턴)과 3위 켄 자일스(휴스턴)는 각각 59.5%, 60.0%의 콘택트율 거둬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팬그래프닷컴은 “역대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의 한 시즌 최저 콘택트율은 알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 2014년 기록한 56%였고, 지난해는 채프먼과 앤드루 밀러(뉴욕 양키스) 만이 60% 이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오승환이 기록을 얼마나 지켜갈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지만, 오승환의 놀라운 콘택트율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매체는 “오승환의 콘택트 비율은 비교 상대가 없는 수준이다”며 “오승환보다 더 ‘언히터블’로 느껴지는 투수가 있었는지 찾아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오승환의 공을 맞히지 못하는 이유로 슬라이더를 꼽았다. 이 매체는“오승환은 슬라이더를 31개 던졌는데, 타자들이 이 슬라이더에 스윙을 한 건 15번이었고, 공에 맞힌 건 단 3번뿐이었다. 나머지 12번은 모두 헛스윙이었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국내에서 직구 위주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2014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슬라이더 비율을 늘렸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는 슬라이더를 더 가다듬었다. 빠른 슬라이더와 느린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우타자 바깥쪽 공략에 더욱 신경 썼다. 팬그래프닷컴은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커터와 비슷하다. 최고 시속은 87마일(140km)까지 나오지만 상황에 따라 시속 82마일(132km)을 던지기도 한다. 낮은 회전수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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