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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패싸움 실력은?

입력
2016.04.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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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알파고

흑 이세돌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9> 이세돌이 하변 백진 속에서 뭔가 수를 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흑이 잘 안 될 것 같다. 사실 1로 젖혔을 때 <참고1도> 1로 치중하면 간단히 흑이 안 된다. 하지만 알파고는 그냥 2로 막았다. 그래도 충분히 수상전을 이길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앞서 대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최선의 수’는 아니지만 ‘이길 수 있는 수’를 선택한 셈이다.

이세돌이 3으로 집 모양을 만들어서 이제는 흑이 그냥 잡히지 않는다. 최소한 한 수 늘어진 패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고는 하변을 방치한 채 상변으로 손을 돌렸다. 하변 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참고2도> 1로 패를 따내는 게 보통이지만 지금은 백이 한 수 여유가 있기 때문에 미리 상대의 패감도 없앨 겸해서 백 대마를 확실히 살아둔 것이다. 알파고가 한 수 손을 뺐기 때문에 절대 수가 날 것 같지 않았던 하변 백진 속에서 엄청난 패싸움이 벌어졌다. 이세돌이 5, 6을 교환한 다음 7부터 15까지 수를 조이자 알파고가 16으로 패를 따내서 이제는 서로 물러설 데가 없는 단패가 됐다. (10 … △) 이번 5번기 대결에서 처음 나오는 본격적인 패싸움이다. 그 동안 알파고가 웬만하면 패를 피하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어쩌면 알파고가 패싸움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과연 알파고의 패싸움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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