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청문회서 트럼프의 한국 핵 무장론 우회 비판
“주한미군 주둔 상당한 부담” 강조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자체적인 핵무장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우산을 용인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룩스 지명자는 이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존 매케인 위원장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자체적 핵무기 개발에 나서도록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스스로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그것(핵무장)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그런(자체적 핵무기 개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지명자는 또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상당히 부담하고 있고 이여 하고 있다고 있다”고 답변해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을 일축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한국은 지난해 인적 비용의 50% 가량인 8억800만달러(9,158억원)을 부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반대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사드 배치가 미국과 한국 사이의 결정이 돼야 한다”며 “중국의 우려는 알지만 이것이 중국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 “김정은 정권의 그것(도발)이 억지되지 않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오늘 밤이라도 당장 싸울 준비태세를 갖추는 각오로 한국과 함께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첫 흑인 주한미군사령관이 되는 브룩스 지명자는 부친이 예비역 육군 소장, 형이 예비역 준장인 군인 가정 출신이다. 1980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육사 생도 대장을 지냈다. 냉정이 한창이던 1980년대 독일과 한국에서 근무했고, 초ㆍ중급 장교 시절 공수부대와 보병부대 지휘관을 지낸 야전ㆍ작전통이다. 주한미국에서 대대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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