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은 아파트 1만여 가구
재건축 본궤도에 매매가 들썩
분양가도 3.3㎡당 2970만원 책정
학교ㆍ학원가 등 생활 인프라에
접근성 뛰어나고 녹지환경까지
강남 대체 주거지로 다시 주목
“주공7-1단지 전용 46㎡의 경우, 6억3,000만~6억5,000만원 하던 집이 최근 갑자기 올라 7억원은 줘야 판다. 재건축시장이 살아나는 걸 실감하고 있다”(경기 과천시 한 중개업소)
정부청사 이전으로 집값 하락세가 뚜렷했던 경기 과천시 부동산시장이 재건축 본격화로 다시 꿈틀대고 있다. 30년 넘은 1만여 가구의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까지 상승세다. 다만 재건축 물량이 워낙 대규모라 단지마다 위치 조건, 추진 속도가 제각각이어서 투자 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9일 과천시에 따르면 1981~84년 사이 입주한 아파트 1만3,500여가구 중 11개 단지 9,772가구가 현재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분양의 첫 테이프를 끊는 곳은 과천주공 7-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543가구ㆍ5월 분양)다. 2005년 주공3ㆍ11단지가 재건축되긴 했지만 당시엔 일반분양 가구가 20가구도 안돼 청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분양을 했다. 1985년 이후 공식 절차를 거친 일반분양은 사실상 이 단지가 처음인 셈이다. 이런 기대감과 더불어 지하철 4호선 과천역 초역세권에 있는 단지라 조합과 건설사는 3.3㎡당 평균 분양가를 2,600만~2,800만원 선에서 저울질 하고 있다.
최근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한 과천주공1단지는 7월 말까지 이주를 마치고 이르면 12월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빠른 주공2, 6, 7-1단지도 곧 관리처분인가 접수를 할 계획이다.
과천시는 1978년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으로 조성됐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도로와 공원, 학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서울 외곽에 자리해 관악산과 청계산, 우면산에 둘러싸여 있는 등 녹지환경도 우수하다. 게다가 강남 접근성도 좋아 ‘준강남’으로 통한다. 이런 영향으로 2011년엔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이 2,70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부동산시장 침체, 정부청사 이전 등 여파가 겹치면서 2012년에는 2,500만원 아래로 고꾸라져 좀체 반등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뜨뜻미지근했던 재건축 사업이 동력을 얻으면서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말 3.3㎡당 2,368만원이던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는 작년 말 2,613만원까지 치솟았고 올 들어서도 꾸준히 올라 현재(8일 기준)는 2,645만원에 달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천은 강남 생활권이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고, 학원가도 형성돼 있어 실거주자들에게 늘 관심 대상인데 그간 재건축사업 추진이 더뎌 가격이 정체됐던 것”이라며 “강남 개포지구 등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 과천시 분양가도 그 여파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주공1단지만 해도 지난달 관리처분총회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를 2,970만원선으로 책정했다. 일부 단지에만 적용할 펜트하우스는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천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과천의 30년 이상 된 아파트들이 새 아파트로 뒤바뀌면 반포처럼 신흥주거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해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이 넘어도 시장에서 소화 가능할 것”이라며 “단 한꺼번에 공급 또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이 조정 받을 수 있고, 녹지가 많은 단지인지, 역세권인지 입지 조건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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